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팔 다리 이식이 가능해질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불행히 신체의 일부분을 잃게 됩니다. 자동차 사고 같은 경우는 물론이고 당뇨발과 같은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사지의 일부를 절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비록 최근 의족 의수가 급속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은 성능이나 기능면에서 진짜 팔다리를 따라가기는 무리입니다.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손이나 팔을 기증받아 (물론 뇌사자 기증 같은 경우) 이식하는 것인데, 지난 수십 년간 시도되긴 했어도 그다지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간이나 콩팥처럼 생명에 관련되는 장기 이식도 아닌데 평생 면역 억제제를 먹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메사추세스 종합 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MGH))의 연구자들은 팔과 같은 사지 이식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 중입니다. 이들이 접근하는 방법은 환자 자신의 세포를 가지고 있는 이식용 팔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줄기 세포 기술이라도 현재 수준에서 팔을 배양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이 대안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이미 있는 팔에서 기존의 세포를 제거하고 여기에 전구세포(progenitor cell)를 주입해서 근육, 혈관, 신경 등 다양한 세포로 분화시켜 본래의 3차원적 구조를 지닌 팔을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 기술 단계에서 사람에서 바로 사용할 수는 없고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세포를 제거한 쥐의 앞다리를 이용해서 다시 세포를 배양하는 과정.  A suspension of muscle progenitor cells is injected into the cell-free matrix of a decellularized rat limb, which provides shape and structure onto which regenerated tissue can grow. Credit: Bernhard Jank, M.D., Ott Laboratory,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Center for Regenerative Medicine )

 이런식으로 본래 존재하는 장기나 조직을 기반으로 새로운 이식 장기를 만드려는 시도는 사실 여러 연구에서 있었습니다. 최근 줄기 세포 배양 기술이 급격히 발전했다곤 하지만 3차원 적인 복잡한 구조를 그대로 가진 조직과 장기를 만들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세포는 비유를 하자면 벽돌과 같은 것입니다. 벽돌을 무더기로 쌓아놓는다고 해서 건물이 되지 않듯이 세포만 배양한다고 장기나 조직이 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미 있는 조직과 장기를 거푸집 삼아 환자 자신의 세포를 주입해 완전한 조직과 장기로 만드려는 연구가 진행중인 것입니다.

 이 연구를 진행한 해럴드 오트 박사(Harald Ott, MD, of the MGH Department of Surgery and the Center for Regenerative Medicine)와 그의 동료들은 이미 다양한 장기에서 비슷한 방식을 사용해서 새로운 장기와 조직으로 분화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도 쥐의 팔에서 세포를 제거하고 다른 세포로 채워넣는 일은 만만치 않은 과제였습니다. 

 연구팀은 조심스럽게 세포가 제거된 쥐의 앞다리에 근육 및 혈관 전구 세포를 주입하고 배양한 후 다시 이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근육 조직과 혈관 조직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앞다리는 전기적 자극을 주었을 때 대략 새로 태어난 쥐의 80% 정도의 근력을 보였다고 합니다.

 아직은 이식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연구팀은 미래에 더 완벽한 형태의 팔을 만들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미래에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한 팔다리의 이식이 가능해질지는 아직 모릅니다. 만약 가능해진다면 뇌사자 뿐 아니라 각막 기증처럼 정상인인데 사후 기증하는 방식도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환자를 위해서 새로운 기술 혁신이 이뤄지기를 희망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Bernhard J. Jank, Linjie Xiong, Philipp T. Moser, Jacques P. Guyette, Xi Ren, Curtis L. Cetrulo, David A. Leonard, Leopoldo Fernandez, Shawn P. Fagan, Harald C. Ott. Engineered composite tissue as a bioartificial limb graftBiomaterials, 2015; 61: 246 DOI:10.1016/j.biomaterials.2015.04.05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