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알아서 적절한 집을 짓는 흰개미의 비결



(Cheetahs stalk around a meters-high termite mound in Namibia. Credit: Harvard SEAS)


 흰개미는 뜨거운 열대 지방에서도 독특한 환기 시스템을 지닌 흰개미탑을 건설해 에너지 소비 없이 열을 식히고 내부의 공기를 외부로 배출합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종의 흰개미들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최적의 흰개미탑을 어떻게 건설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거미가 각기 다른 환경에서 최적의 거미줄을 치는 것 이상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거미는 보통 혼자 거미줄을 치지만, 흰개미는 수만 마리 이상 협동을 통해 수년에 걸쳐 수 미터 높이의 거대한 구조물을 짓기 때문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수만 명이 협력해서 설계도도 없이 초고층 빌딩을 짓는 셈입니다. 


 하버드 대학의 연구팀 (Harvard John A. Paulson School of Engineering and Applied Sciences and the Department of Organismic and Evolutionary Biology)은 흰개미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공기 순환이 가능한 흰개미탑을 건설하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이들은 매우 단순하지만 효율적인 아이디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각각의 흰개미는 협력해서 큰 흰개미탑을 짓지만 사실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개체입니다. 각 흰개미는 페로몬과 이산화탄소 같은 노폐물(made up of pheromones and metabolic gases such as carbon dioxide)이 빠져나가는 방향으로 집을 쌓아 올립니다. 둥지가 너무 덮고 습하면 가능한 가스가 잘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지하에서부터 탑을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공기가 통하는 방향으로 탑을 쌓는다는 것은 매우 단순하지만 동시에 효과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특히 수많은 개체가 서로 독립적으로 건설하는 경우 단순한 원칙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의 모델은 흰개미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어떻게 흰개미탑을 건설하는지 잘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는 앞으로 자연 환기 방식을 이용한 효과적인 친환경 냉방 및 환기 시스템을 건설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래 영상은 흰개미탑을 모방해 아프리카에서 전기 없이 냉방을 하는 건물에 대한 설명입니다. 




(동영상) 



 참고 


Samuel A. Ocko el al., "Morphogenesis of termite mounds," PNAS (2019). www.pnas.org/cgi/doi/10.1073/pnas.1818759116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