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D는 매우 다양한 기능을 하는 물질이지만,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역시 골대사에 있습니다. 칼슘의 경우 전해질로도 중요하지만, 뼈를 구성하는 기본 물질인 만큼 비타민 D와 칼슘 섭취가 부족하면 당연히 뼈가 약해질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원치 않아도 골밀도가 떨어지면서 골다공증 및 골절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특히 여성에서 문제가 심각하지만, 남성이라고 해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골절은 쉽게 낮지도 않고 장기간 치료와 재활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궁극적으로는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시도되어 왔습니다. 비타민 D 및 칼슘 보충제 (Calcium or Vitamin D Supplementation)는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입니다.
최근 저널 JAMA에는 칼슘/비타민 D 보충제가 노인에서 골절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메타 분석과 체계적 고찰이 실렸습니다. 결론은 33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5만명 이상의 대상자를 조사한 결과 칼슘 및 비타민 D 보충제를 포함한 보충제 (건강 보조 식품 등)을 복용하는 것은 위약군이나 아무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서 중요한 고관절 골절의 위험을 줄이지 못했습니다.
"the use of supplements that included calcium, vitamin D, or both was not associated with a significant difference in the risk of hip fractures compared with placebo or no treatment"
칼슘 보충제, 비타민 D 보충제 혹은 둘을 혼합한 것 모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노인에서 생기는 골절이 단순히 영양 부족보다는 나이에 따른 골밀도 감소, 운동 능력 및 인지 기능 감소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쉽게 말해서 식사 잘하시는 노인 분들에게는 이런 보조제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이 연구 결과는 칼슘이나 비타민 D 부족이 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비타민 D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구루병처럼 지금은 보기 어렵지만,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심각한 병이 생긴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죠. 다만 요즘처럼 심각한 비타민 결핍을 보기 어려운 시대에는 보조제가 별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영양 상태가 좋지 않고 햇빛을 보지 못하는 요양 기관 등에 사는 노인에서는 비타민 D나 칼슘 보충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집에서 생활하는 비교적 건강한 노인의 경우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 결과는 건강 보조 식품보다는 식사를 잘 챙겨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우리 상식과 부합되는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
Jia-Guo Zhao et al. Association Between Calcium or Vitamin D Supplementation and Fracture Incidence in Community-Dwelling Older Adults, JAMA (2017). DOI: 10.1001/jama.2017.19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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