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rmian-Triassic world 250 million years ago, showing all continents fused as the supercontinent Pangaea, the tropical belt (orange and yellow colours), and reptile distributions. Credit: Massimo Bernardi 2018)
지금으로부터 2억5200만 년 전 페름기 말에는 지구 역사상 가장 큰 대멸종이 일어나 대부분의 생물이 사라졌습니다. 소수의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트라이아스기에 빠르게 적응방산해 생태계를 재구성했는데, 이전 생태계와 판이하게 다른 생물이 진화해 이 시기를 고생대와 중생대의 경계로 삼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시베리아 트랩 가설이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의 시베리아 지역에서 대규모 화산 분출이 있었고 이 때 나온 이산화탄소 등 온실 가스가 지구 기후를 크게 변화시켰다는 가설입니다. 이 가설은 당시 실제로 지구 기온이 매우 높았다는 증거가 있어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마시모 베르나르디 박사와 마이크 벤톤 교수(Dr Massimo Bernardi and Professor Mike Benton)는 대멸종 직후인 2억5천 만 년전에 나온 화석 기록과 데이터를 최대한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 화석 기록도 당시 세상이 매우 뜨거웠다는 가설을 지지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대멸종 직후 살아남은 10종류의 파충류의 분포를 비교한 결과 이들의 분포가 적어도 10-15도 정도 위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적도 부근에 살던 생물체가 그보다 위도가 좀 더 높은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로 적도 지역에는 생물체가 거의 살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와 같은 일이 지금도 목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작물 재배의 북방한계가 올라가거나 혹은 온대 지역에서 아열대성 생물이 발견되는 등 더 고위도 지역으로 생물체가 이동하는 현상이 현재 목격되고 있습니다. 물론 지구 기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죠.
다만 지금 지구 기온은 산업 시대 이후 섭씨 1도 정도 상승했을 뿐입니다. 페름기 말 대멸종 직후에는 이전보다 기온이 10-15도나 상승하면서 대규모 이동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극적인 온실효과로 당시 생태계가 파국을 맞이했다는 점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참고
Tetrapod distribution and temperature rise during the Permian-Triassic mass extinction,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rspb.royalsocietypublishing.or … .1098/rspb.2017.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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