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easuring the oxidation of iron in pillow basalts from undersea volcanic eruptions, UC Berkeley scientists have more precisely dated the oxygenation of the deep ocean, inferring from that when oxygen levels in the atmosphere rose to current high levels. Credit: National Science Foundation)
지구의 긴 역사에서 현재와 같이 복잡한 생물이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5억4000만년 전입니다. 물론 인간의 관점에서는 최근이 아니지만, 46억년으로 생각되는 지구의 역사에서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초의 생명체가 등장한 것으로 보이는 38-40억 년 전과 비교해도 최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다세포 생물이 진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유력한 가설은 산소 이론입니다. 산소 호흡에서 나오는 많은 에너지가 복잡한 생물의 진화의 동력원을 제공했다는 것이죠. 가장 그럴 듯 하지만, 많은 과학 이론들이 그러하듯이 논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복잡한 다세포 동물의 등장이 지구 대기 중 산소 농도가 올라가기 전 등장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논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화석의 연대는 비교적 신뢰성 있게 측정이 가능한 반면, 산소 농도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적어도 20억년 정도 전에 지구 대기 중 산소 농도가 의미있게 증가했다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지만, 복잡한 다세포 동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캄브리아기 대폭발 직전에 산소 농도가 크게 증가했다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과학자들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5억4천만년 전에서 4억2천만년 전 사이 바다 밑에서 생성된 현무암 속의 철 성분의 산화 정도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대기 속의 산소 농도가 지금의 10-50% 수준에 도달한 것은 이 시대였음을 확인했는데, 문제는 복잡한 동물의 등장이 이보다 조금 앞인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는 복잡한 생물의 등장이 산소 농도 상승 이전임을 시사합니다.
물론 항상 이런 연대 추정에는 오차가 있기 때문에 이 가정 역시 더 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만약 산소가 아니라면 복잡한 다세포 생물의 등장을 설명할 원인 역시 불분명한 것도 사실입니다.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겠지만, 우리 인간을 비롯한 현생 지구 생물이 진화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밝히는 것은 과학이 풀어야할 중요한 질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언젠가 이 질문에 대한 분명한 답을 찾게 될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A record of deep-ocean dissolved O2 from the oxidation state of iron in submarine basalts, Nature (2018). nature.com/articles/doi:10.1038/nature2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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