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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이상 한파가 북극해빙을 더 많이 녹게 했다?



(Warm air highway into the Arctic. Credit: Sandro Bösch / ETH Zurich)



(Arctic sea ice on 26 August 2012: Never before since satellite surveillance began, the extent of the ice was as small as it was on that date. Credit: 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


 지난 몇 년간 북미 지역을 포함 북반구의 여러 지역이 이상 한파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물론 반대로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는 이상하게 따뜻한 겨울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했지만, 일부 지역이 겨울철 더 춥다는 이야기는 사실 다른 곳이 더 따뜻해졌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따뜻해진 곳은 북극권입니다. 앞서 소개했듯이 2015/2016년 겨울 중위도 지역에 한파가 몰아칠 때 북극점은 영상의 따뜻한 기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취리히의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의 헤이니 베르늘리(Heini Wernli, Professor of Atmospheric Dynamics at ETH Zurich)는 당시 뉴스를 접하고 이 현상을 조사해봐야 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11월 당시에 발생한 이상 기후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저널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이런 이상한 기후 패턴이 나타난 이유는 크게 세 개의 공기 덩어리가 상호 작용한 결과입니다. 첫 번째 공기 덩어리는 사하라 지역과 적도 지역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공기로 비록 북극권으로 올라오면서 차가워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영상의 따뜻한 온도를 머금고 도달하게 됩니다. 


 두 번째 공기 덩어리는 북극권의 차가운 공기로 대서양의 바다위를 내려오는 과정에서 따뜻해지는 비교적 표면층의 공기입니다. 세 번째 공기 덩어리는 대류권의 상부에서 생성되는 차가운 공기로 적어도 5km 상공 이상에서 유래한 공기입니다. 이 공기는 본래는 서에서 동으로 빠른 속도로 순환하는 공기로 스칸디나비아 반도 위에서 강한 장벽을 만들어 북극권의 찬 공기를 가둬두거나 혹은 따뜻한 공기를 막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기후 시스템은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아이슬란드 북쪽의 북해 지역에서 발달한 저기압 공기 덩어리가 일종의 틈새를 만들어 서로의 통로를 열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공기를 차단하던 힘이 약해져 적도 지역의 따뜻한 공기가 북극권까지 그대로 유입되거나 반대의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개념도 참조) 


 이와 같은 현상이 지구 온난화와 연관이 있는지는 한 번의 관측 결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현상이 지구 온난화와 더불어 북극해의 해빙을 빨리 녹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북극해의 얼음 면적과 두께는 모두 빠르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따뜻해진 북극해가 새로운 이상 기후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겨울철 한파는 지구 온난화가 주춤했다는 의미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중위도가 추워진 대신 고위도, 특히 북극권의 온도가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이상 기후의 원인이든 결과이든 간에 현재 지구 기후 시스템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가능하면 파괴적이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참고 


 Hanin Binder et al. Exceptional Air Mass Transport and Dynamical Drivers of an Extreme Wintertime Arctic Warm Event,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17). DOI: 10.1002/2017GL075841

Heini Wernli et al. Role of polar anticyclones and mid-latitude cyclones for Arctic summertime sea-ice melting, Nature Geoscience (2018). DOI: 10.1038/s41561-017-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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