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있는 의학 저널 가운데 하나인 BMJ (British Medical Journal)에 독특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 IQ가 높게 측정된 사람의 사망률이 낮고 기대 수명이 길다는 것입니다. 해당 연구는 1936년에 태어난 33,536명의 남성과 32,22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추적 연구로 11세에 IQ 검사가 이뤄졌으며 2015년 12월까지 사망률과 사망 원인 등 주요 데이터를 추적한 연구 코호트 연구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린 시절의 높은 IQ는 28% 낮은 호흡기 질환 사망률, 25% 낮은 관상동맥 질환 사망률, 24% 낮은 뇌졸증 사망률과 연관이 있었으며 폐암처럼 흡연과 연관이 있는 암 사망률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외에도 사고로 인한 사망과 치매, 소화기 질환과도 연관이 있었지만, 흡연과 연관이 없는 암 사망률과는 연관이 없게 나타났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적어도 IQ가 높아서 사망률이 높아지는 질환은 없었습니다.
사실 이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듯이 사회경제적 상태 (Socioeconomic Status)와 연관이 있습니다. IQ지수는 일생동안 계속해서 변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요소에 영향을 받으며 사실 지능과 반드시 연관성이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교육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육 수준과 이를 뒷받침할 경제수준이 높은 집단에서 일반적으로 IQ가 높게 나타나며 이런 집단이 의료 기관 이용이 수월하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평균 수명이 긴 편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는 교육 수준 및 경제 수준의 차이를 보정해도 여전히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외에도 영향 인자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예를 들어 수명을 결정하는 유전자와 지능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가까운 위치에서 서로 몰려다닐 경우 높은 지능과 긴 수명은 서로 연관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낮은 지능을 보이는 일부 유전질환에서 수명이 짧은 것 역시 연관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IQ가 지능을 100% 반영하지 못할 수 있으며 아무리 보정을 했다고 해도 여러 가지 사회 경제적 요소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아무튼 과거 높은 IQ가 긴 수명과 연관이 있다는 비교적 소규모 연구들이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대규모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친 변화를 봤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겠습니다.
만약 지능을 결정하는 유전자와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의 위치가 서로 가깝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영향 주고받는 다른 기전이 있다면 앞으로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될 것입니다. 흥미로운 주제인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참고
Childhood intelligence in relation to major causes of death in 68 year follow-up: prospective population study, www.bmj.com/content/357/bmj.j2708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