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이 정상이라도 얼마든지 암이 생길 수 있지만, 일부 면역 저하 환자에서 암이 더 잘생긴다는 보고는 우리의 면역 시스템이 암에 저항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면역 기능을 이용해서 암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물론 면역력을 강화해서 암을 치료한다는 온갖 건강 식품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대부분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지부터가 의심스러운 것들이 대부분이고 실제 면역 시스템을 이용한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은 그렇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다나 파버 암 연구소 (Dana-Farber Cancer Institute)와 독일의 Biopharmaceutical New Technologies (BioNTech)의 과학자들은 만약 성공한다면 암치료에 혁신을 가져올 새로운 방식을 연구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연구하는 것은 암 백신 (Cancer Vaccine)으로 면역 시스템을 이용해서 암의 재발을 막는 것이 목적입니다.
면역 시스템만으로 암을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는 암 세포가 본래 우리의 세포였던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면역 시스템이 암 세포를 침입자로 보고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면역 시스템을 이용해서 암을 치료하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입니다.
연구팀은 암세포의 표면에만 특징적으로 발현되는 항체를 타겟으로 암 백신을 개발했습니다. 네오안티젠(neoantigen)이라고 불리는 이 항체는 암 백신 개발에 중요한 목표입니다. 다나 파버 암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흑색종(melanoma) 환자 6명의 종양에서 개인에 맞는 형태의 네오 안티젠 20종을 선별한 후 맞춤형 백신을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4명이 25개월간 재발 없이 지냈는데, 나머지 2명은 사실 초기에 전이가 있었던 경우로 이미 전이가 된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나머지 4명에서는 생각보다 오랜 기간 재발 없이 지낸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BioNTech가 진행한 두 번째 임상 시험 역시 13명의 흑색종 환자에서 이뤄졌으며 10종의 네오안티젠에 대한 백신을 투여해 8명의 환자에서 12-23개월 간 재발 없이 지내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결과는 네이처에 발표되었습니다. 흑색종 자체가 재발을 잘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는 결과기 때문입니다.
물론 항상 그렇듯이 소규모 연구로는 통계적 유의성 확보가 어려우며 더 큰 규모의 임상 실험이 필요합니다. 만약 더 큰 규모의 연구로 효과가 입증되면 실제 임상에도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폐암과 방광암 등 다른 암에 대한 백신 역시 개발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도 처음에는 제한된 환자를 대상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비용이 56,000달러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암환자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으려면 효과를 입증하는 것은 물론 비용 역시 저렴해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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