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636 - 역주행 소행성의 비밀이 밝혀지다.



(Co-orbital bodies that orbit the Sun in the same direction as a planet can follow trajectories (blue curves with arrows) that, from the perspective of the planet, look like tadpoles, horseshoes or 'quasi-satellites'. Credit: Helena Morais & Fathi Namouni)


 이전에 소개드린 것처럼 태양계의 소행성 가운데는 다른 행성 및 소행성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는 역행성 (retrograde) 소행성이 존재합니다. 물론 이는 매우 드물어서 726,000개의 알려진 태양계 천체 가운데 82개만이 역행성 궤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물긴해도 이들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어떻게 이들의 존재가 가능한지를 궁금해했습니다. 


 2년전 역주행 소행성인 2015 BZ509를 발견한 헬레나 모라이스 (Helena Morais, a professor at São Paulo State University's Institute of Geosciences & Exact Sciences (IGCE-UNESP))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와 같은 역주행 천체들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역주행 소행성은 다른 태양계의 다른 행성과의 궤도면이 180도 가까이 뒤집어지면서 지금과 비슷한 궤도를 지니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5 BZ509의 경우 공전 궤도면의 각도가 162도 기울어진 경우입니다. 이를 비유를 통해 설명하면 손목 시계를 162도 회전시키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시계방향으로 움직이는 시계를 180도 가깝게 앞뒤를 뒤집으면 이제 바늘이 반시계 방향을 돌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할까요? 


 연구팀에 의하면 이는 오르트 구름처럼 태양계에서 매우 멀리 떨어진 천체가 다른 별이나 은하계의 중력 간섭에 의해 공전 궤도면이 뒤집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역주행을 하게 되면 사실 다른 천체와 충돌할 가능성이 없더라도 중력 간섭을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궤도를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자동차와는 달리 천체 상호간의 중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죠. 


 2015 BZ509가 안정적인 궤도를 돌 수 있는 비결은 목성과 1:1 역행성 궤도 공명 (retrograde resonance)을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 소행성은 앞으로 100만년 정도는 안정적으로 궤도를 돌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소행성들은 역행성 궤도 때문에 직접 탐사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들의 비밀을 풀기 위해 탐사선을 보내는 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Paul Wiegert et al. A retrograde co-orbital asteroid of Jupiter, Nature (2017). DOI: 10.1038/nature22029
Helena Morais et al. Planetary science: Reckless orbiting in the Solar System, Nature (2017). DOI: 10.1038/543635a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