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ulti-qubit chip developed in the Quantum Nanoelectronics Laboratory at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취리히의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의 연구자들은 45 큐빗(qubit) 양자 컴퓨터를 시뮬레이션 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시뮬레이션 된 가장 큰 양자 컴퓨터로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National Energy Research Scientific Computing Center (NERSC)의 슈퍼 컴퓨터를 이용해서 시뮬레이션 된 것입니다. 이 작업을 위해 슈퍼컴퓨터 코리 (Cori)를 구성하는 9.688개의 제온 파이 코프로세서 가운데 8,192개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 비트 혹은 큐빗 (qubit, quantum bit)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양자 역학에 의해 하나의 큐빗은 여러 가지 상태를 가질 수 있어 0과 1의 상태밖에 가지지 못하는 전통적인 컴퓨터와 크게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큐빗이 2개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2개의 큐빗은 4개, 3개의 큐빗은 8개 하는 식으로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연산의 갯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므로 49큐빗 정도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와 견줄 만한 연산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들으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상용 양자 컴퓨터인 D-Wave는 어떻게 된 것일까요? 앞서 언급했듯이 1000+ 큐빗 양자 컴퓨터라면 2^1000+ 의 연산이 가능합니다. 그러면 이미 전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빨라야 하지만, D-wave는 일부 특수 연산에서만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초기 수준의 양자 컴퓨터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아직 진정한 의미의 양자 컴퓨터 개발은 먼 상태입니다.
아무튼 과학자들은 현재 컴퓨터를 가지고도 양자 컴퓨터를 에뮬레이션 혹은 시뮬레이션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을 거치면 대개 속도가 느려지지만, 대신 양자 컴퓨터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고 현재 개발 중인 프로토타입의 양자 컴퓨터가 맞게 연산을 하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상당히 강력한 양자 컴퓨터를 시뮬레이션 해서 양자 연산을 수행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참고로 45큐빗 양자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연산 능력은 0.428 petaflops에 달했다고 합니다.
아직 양자 컴퓨터 개발은 상용화까지 긴 여정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공정 미세화의 한계로 현재의 컴퓨터의 속도 향상이 머지 않은 미래에 한계에 부딪힐 것이기 때문에 이를 뛰어넘을 차세대 컴퓨터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어렵지만 10년, 20년 후에는 진정한 의미의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Characterizing Quantum Supremacy in Near-Term Devices. arXiv, arxiv.org/pdf/1608.00263.pdf
High performance emulation of quantum circuits. ACM Digital Library, dl.acm.org/citation.cfm?id=301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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