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frog tree of life shows the three main clades of modern frogs -- 88 percent of living species -- arose simultaneously on the heels of the mass extinction that wiped out non-avian dinosaurs. Credit: Brian Freiermuth)
백악기 말 거대 소행성 충돌은 비조류 공룡의 멸종을 가져왔습니다. 물론 중생대를 풍미했던 다른 여러 생물들 - 익룡, 모사사우루스, 수장룡, 암모나이트 등 - 역시 같이 사라지는 운명을 맞이했습니다. 당시 살아남은 소수의 생존자 가운데 포유류와 조류의 조상은 비어 있는 생태계를 차지하면서 신생대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연구 결과는 여기에 개구리도 넣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과학자들이 저널 PNAS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개구리의 공통 조상은 2억년 전 등장했으나 지금처럼 다양하게 적응 방산을 시도한 것은 6,600만년 전부터라고 합니다. 현존하는 개구리는 6,700여 종에 달해 포유류보다 다양하며 현존하는 양서류 가운데서 가장 큰 집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막과 극지방 등 양서류가 살기 힘든 지역을 제외하면 어디서든지 다양한 개구리를 보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이뤄진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로 다양한 무미목(Anura, 개구리가 속한 양서류의 한 목)의 양서류 DNA를 조사했습니다. 156종의 개구리에서 얻어진 95개의 핵 유전자와 이전에 알려진 145종의 유저자 데이터를 분석해서 현재 알려진 55과(family)의 개구리 전체의 유전자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현존하는 개구리의 88%는 6,600만년 대멸종 직후 갑자기 동시에 등장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개구리의 조상이 오랜 세월 마이너 리그에 있다가 갑자기 비어 있는 생태계를 확보하면서 매우 다양하게 적응 방산을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팡게아 초대륙이 갈라진 후 다른 대륙에서 진화했던 개구리들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환경에서 다양하게 번성해서 현재와 같이 비슷한 모습을 지닌 개구리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1억 2천만년 전 공통 조상을 가진 아프리카, 필리핀, 에콰도르의 개구리가 비슷한 형태가 된 것은 그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렴진화의 또 다른 예일 것입니다.
개구리를 포함한 양서류 집단은 사실 고생대 이후 점차 몰락한 척추동물 그룹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의외로 신생대에 크게 번성한 집단 가운데 포유류나 조류 말고도 개구리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학 연구의 묘미는 바로 이렇게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을 알려주는 데 있을 것입니다.
참고
Yan-Jie Feng el al., "Phylogenomics reveals rapid, simultaneous diversification of three major clades of Gondwanan frogs at the Cretaceous–Paleogene boundary," PNAS (2017). www.pnas.org/cgi/doi/10.1073/pnas.170463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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