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ubeworm species Escarpia laminata. Credit: the Chemo III project, BOEM and NOAA OER)
가장 오래사는 동물이라고 이야기하면 거북이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실제로 그 후보가 될 수 있는 생물은 많습니다. 히드라처럼 발아를 통해서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경우 어떤 의미에서는 영원불멸한 개체도 있고 해면 동물 역시 수명이 매우 길거나 정해진 수명이 없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아무튼 수백년간 장수할 수 있는 생물체의 후보에 새로운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멕시코만의 심해에 살고 있는 대형 튜브벌레(Large tubeworms)의 일종인 Escarpia laminata가 그 주인공입니다. 미국의 템플 대학의 앨라나 더킨 (Alanna Durkin of Temple University in the US)과 그녀의 동료들에 의하면 수심 1000-3300미터 사이에 살고 있는 이 튜브벌레는 250년 이상 살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튜브벌레는 바다 깊은 곳에 존재하는 열수 분출공에서 살아가는 독특한 생물체입니다. 이곳에서는 태양 에너지 대신 지구 지각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화학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가 존재합니다. 튜브벌레는 매우 오랜 세월 인간의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서 번성해왔습니다. (사진)
연구팀은 멕시코만에서 356개의 튜브벌레 샘플을 채취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자라는지 역시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E.laminata가 15cm 정도 자라기 위해서는 202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들은 매우 느리게 자라는 생물체로 뒤집어 말하면 매우 오래사는 생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장수 비결은 아마도 고온 고압의 특수한 환경에서 천천히 자라도록 진화한 결과일 것입니다. 환경 변화가 크게 없는 생활 조건 역시 느긋하게 오랜 세월을 지내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입니다. 이런 긴 수명을 가진 생물체를 연구하는 것은 장수의 유전적 배경을 밝히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외계에서 온 것 같은 이상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튜브벌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참고
Alanna Durkin et al, Extreme longevity in a deep-sea vestimentiferan tubeworm and its implications for the evolution of life history strategies, The Science of Nature (2017). DOI: 10.1007/s00114-017-147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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