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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개미가 만드는 에펠탑



(The weight of an ant tower is supported by a wider cross-section at its base, which allows the ants to better distribute their weight. Credit: Georgia Tech)


 사회적 곤충의 장점은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여러 마리의 곤충이 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미, 흰개미, 그리고 벌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그 가운데 미국에서 불개미 (fire ants)라고 불리는 Solenopsis 속의 개미들은 이름 때문에 국내에서도 불개미라고 번역하기는 하지만, 사실 국내에서 말하는 불개미(Formica yessensis)와는 다른 종입니다. 


 아무튼 어떠한 험난한 지형(?)이라도 극복하고 과자 부스러기 등을 가져가는 불개미 (Solenopsis invicta, Fire Ants)의 능력은 과학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연구 대상입니다. 이 개미는 글자 그대로 개미로 된 에펠탑을 쌓는 능력이 있어 타고 심지어 타고 올라갈 것이 없는 지형에서도 탑을 만들어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데이빗 후 교수를 비(David Hu, a Georgia Tech mechanical engineering professor)조지아 공대의 연구팀은 이 개미들이 어떻게 개미탑을 쌓는지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이 개미들이 끊임없이 교체되면서 에펠탑처럼 공학적으로 안정된 삼각형 구조를 만든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쌓으면 많은 무게를 견디기 힘들지만, 카드탑처럼 올라갈수록 개미의 숫자가 작아지는 에펠탑 같은 구조를 만들면 가능한 더 높이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개미들은 자신의 무게의 750배를 견딜 수 있으며 자기 키의 30배가 넘는 탑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동영상) 


 그 방식을 더 상세하기 연구하기 위해 연구팀은 일부 개미에게 방사선 동위 원소를 먹인 후 관찰한 결과 이 개미들이 탑을 높이 쌓기 위해서 개미탑을 기어올라간 후 위에서부터 새로운 벽돌 역할을 하면서 안쪽으로 들어간다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불개미는 웬만한 지형적 어려움도 극복하고 먹이를 찾거나 혹은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개미는 매우 단순한 신경계를 가지고 있지만, 많은 개체가 협업해서 놀랄만큼 복잡한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개미탑 역시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로 연구팀은 이와 같은 개미의 행동을 연구하는 것이 협업을 통해 복잡하고 큰 규모의 작업을 할 수 있는 군집 로봇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Fire ants perpetually rebuild sinking towers, Royal Society Open Science, rsos.royalsocietypublishing.or … /10.1098/rsos.170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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