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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을 두른 고대 판피류도 플랑크톤을 걸러 먹었다


(Fossils used in the study, as they were found in Morocco. Credit: C. Klug)


(Artist impression of Titanichthys. Credit: Mark Witton (used with permission))


 고생대 중반기까지 바다에는 현재는 볼 수 없는 갑옷 물고기가 번영을 누렸습니다. 처음 등장한 갑주어 (무악류)와 이후 등장한 유악류인 판피류 (Placoderm)는 단단한 갑옷 같은 외피를 이용해 당시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이겨냈습니다. 고생대의 네 번째 시기인 데본기에는 둔클레오스테우스 (Dunkleosteus) 같은 거대한 판피류가 등장해 바다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둔클레오스테우스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와 제 책인 포식자에서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당시 판피류가 모두 둔클레오스테우스와 비슷한 생존 전략을 지녔던 것은 아닙니다. 과학자들은 3억 8천만년 전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대형 판피류인 티타니치티스 (Titanichthys)가 여과 섭식 혹은 부우물 섭식 (suspension-feeding)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날카롭고 거대한 턱을 지닌 둔클레오스테우스처럼 강렬한 인상을 주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티타니치티스는 매우 재미있는 판피류입니다. 단단한 갑옷을 입은 건 다른 판피류와 비슷하지만, 날카로운 턱 대신 길고 부드러운 턱을 지녀 당시 번성하던 다른 판피류나 딱딱한 외피를 지닌 해양 생물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대형 상어와 견줄 만한 큰 덩치를 생각하면 부유물 섭식자였을 가능성이 크지만 과학자들은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습니다. 


 브리스톨 대학과 취리히 대학의 연구팀은 모로코에서 발견한 티타니치티스의 턱 화석을 이용해서 이 턱이 얼마나 압력을 견딜 수 있는지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 티타니치티스의 턱은 다른 물고기를 잡기에는 힘이 너무 약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따라서 발버둥치는 단단한 갑옷을 입은 물고기보다 훨씬 부드럽고 씹을 필요가 없는 먹이를 먹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티타니치티스가 현재의 돌묵상어 (basking shark)와 크기나 섭식 형태에서 비슷한 판피류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돌묵상어는 고래상어 다음으로 큰 상어로 거대한 입을 벌리고 물을 여과해 플랑크톤을 걸러 먹습니다. 마치 바다의 거대한 필터처럼 생겼는데, 실제로도 시간당 500톤의 물을 걸러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티타니치티스가 돌묵상어처럼 입을 크게 벌릴 수 있는진 확실치 않지만, 비슷한 섭식 방법을 채택했을 가능성은 적지 않습니다. 





(동영상) 


 티타니치티스의 존재는 당시 판피류가 다양하게 진화했고 번영을 누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Was the Devonian Placoderm Titanichthys a Suspension-Feeder? Royal Society Open Science, 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os.200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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