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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에서 코로나 19 (SARS-CoV-2) 바이러스의 친척 발견


(A colorized scanning electron micrograph of the SARS-CoV-2 virus. Credit: NIAID)


 중국 윈난성에서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와 유사한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되었습니다. 산동 제일 의대의 웨이펭 쉬 교수(Weifeng Shi, director and professor at the Institute of Pathogen Biology at Shandong First Medical University)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9년 5월에서 10월까지 중국 윈난성에서 모은 227개의 야생 박쥐 샘플에서 RmYN02라는 SARS-CoV-2와 상당히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습니다. 


 RmYN02는 코로나바이러스에서 가장 긴 유전자 부분인 1ab에서 SARS-CoV-2와 염기서열이 97.2% 일치합니다. 이는 이전에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인 RaTG13보다 더 유사한 수준으로 직접 조상은 아니지만, 근연 관계에 있는 친척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다만 RmYN02는 SARS-CoV-2에서 볼 수 있는 돌기 단백질 (Spike protein)의 S1, S2 서브유닛 사이의 네 개의 아미노산 연결 부위가 달라 사람 ACE2 수용체에 직접 결합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사람에 대한 감염력은 없습니다. 


 그래도 야생 박쥐에서 SARS-CoV-2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찾아 연구하는 것은 코로나 19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시작됐고 앞으로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연구 결과는 SARS-CoV-2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진화했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결과입니다. 중국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중국에서 나온 연구라 어떤 배경이 있지 않나 하는 의심도 드는 대목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SARS-CoV-2 자체는 자연적으로 진화한 것일 가능성이 크지만, 사람으로의 최초 전파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확실하지 않고 중국이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의혹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런 의혹과 관계없이 중국 정부가 초기에 코로나 19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사태를 확산시킨데 대한 비난은 유효해 보입니다. 


 참고 




Hong Zhou et al, A novel bat coronavirus closely related to SARS-CoV-2 contains natural insertions at the S1/S2 cleavage site of the spike protein, Current Biology (2020). DOI: 10.1016/j.cub.2020.0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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