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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에너지를 이용해서 단백질을 만든다?


(Credit: CC0 Public Domain)


 과학자들이 전기에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전기 - 단백질 전환(power to protein) 기술을 실증했습니다. 튀빙겐 대학의 라르스 안제넌트 교수 (Professor Lars Angenent of the Center for Applied Geo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전기 에너지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단백질과 영양분으로 바꿨습니다.


 연구팀은 우선 전기에너지를 이용해서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했습니다. 이렇게 분해한 수소는 미생물이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 메탄생성균) 하지만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산소와 수소 이외에도 질소와 탄소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미생물들이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박테리아 외에도 효모와 균류가 이 과정을 도울 수 있으며 이들은 가공을 거쳐 인간이 직접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 될 수 있습니다. 


 미생물을 이용하는 방법의 장점은 복잡한 아미노산과 단백질을 일일이 합성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전기로 미생물이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만 만들고 나머지 복잡한 과정은 작은 화학 공장인 미생물에 맞기는 것이 단순하면서도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이렇게 해서 얻는 식량은 우리가 그렇게 선호하는 음식이 아닐 것입니다. 솔직히 비용도 그렇게 저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전기 - 단백질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시스템이 필요한 특수한 상황은 아마도 달이나 화성으로 가는 정거리 유인 우주선이나 우주 기지일 것입니다. 사실 감자를 포함해 작물을 키우는 것 역시 인공광을 이용하는 경우 전기로 식량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식물은 부피를 많이 차지하고 키우는데 많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합니다. 식물을 사료로 먹는 동물성 단백질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자원을 소모합니다. 


 반면 미생물은 배양 시간도 짧게 걸리고 복잡한 비료도 필요없습니다. 사람의 배설물로 질소와 물을 공급하고 호흡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사용하면 100% 자원이 순환되는 인공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미생물 배양 탱크는 크기와 부피를 최소화 할 수 있으며 원자력 전지이든 태양전지이든 간에 전력만 생산할 수 있으면 유지가 가능합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이 방법으로 남는 에너지를 이용해서 유용한 유기물이나 식량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몰라도 장거리 유인 우주선이나 우주 기지에 적용된다면 생각보다 유용한 기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맛은 별로 일것 같습니다. 


 참고 



Akanksha Mishra et al. Power-to-Protein: Carbon Fixation with Renewable Electric Power to Feed the World, Joule (2020). DOI: 10.1016/j.joule.2020.0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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