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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상 임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한 코로나 19 백신 (mRNA-1273)



(This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image shows SARS-CoV-2 (colored in orange) isolated from a patient in the U.S., emerging from the surface of cells (green) cultured in the lab. Credit: NIAID-RML)


 미국의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 19 백신 후보 물질인 mRNA-1273가 1상 임상 시험에서 효과가 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전세계 증시가 들썩이는 등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mRNA-1273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바이러스 추출물이 아니라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을 코딩하는 메신저 RNA로 코로나 바이러스 항체 형성을 유도한 후 안전하게 사라집니다. 




 RNA 백신은 빠른 개발 속도가 장점인데, 덕분에 mRNA-1273는 현재 개발 중인 백신 가운데서 가장 빠르게 임상 시험에 돌입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에 참가한 45명의 환자 모두에서 코로나 19 항체 형성이 확인되었으며 일부에서는 자연 감염 상태를 뛰어넘는 수준의 항체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모더나는 이 결과를 토대로 600명이 참가하는 3상 임상시험을 7월에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백신 접종은 아무리 빨라도 올해 말이나 내년초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RNA 백신은 개발이 빠르지만, 검증하는 시간은 다른 백신 후보 물질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접종이 필요한 사람이 워낙 많아 충분한 수량이 공급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백신이 나오는 것과 나오지 않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진짜 문제는 이 백신이 정말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인지 입니다. 항체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100% 면역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한 양의 중화항체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번 실험에서는 8명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중화항체 생성 비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가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한 가지 형태의 항체가 모든 SARS-CoV-2 바이러스에 충분한 면역 능력을 지니는지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처럼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기 때문에 바이러스 표면 항원성도 계속 바뀔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문제는 항체가 얼마나 오래 형성되는지입니다. 이 부분은 장기간 추적 관찰이 필요한데,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수개월이 아니라 수년 정도 면역이 지속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 문제는 mRNA 백신이 새로운 기술로 대량 생산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생산이 불가능한 건 물론 아니지만, 수십 억명에게 필요한 백신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실제로 효과가 확실하다면 전 세계 제약회사들이 협업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직은 더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백신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이야기는 매우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코로나 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서 더 긍정적인 소식이 계속 들리기를 희망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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