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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논문쓰면서 느낀 것



 저는 사실 연구직 종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연구 역시 부업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점차 SCI/SCIE 논문 목록이 늘어가는 걸 보니 보람은 있는 듯 합니다. 딱히 남들이 알아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기 만족이라고 할 수 있겠죠. 


 최근에는 유럽 쪽 저널에 논문이 실렸습니다. 본래 정신과 쪽 연구를 했던 것은 아니지만, (주 관심 분야는 역학) 작년에 토론토 대학의 세계적인 연구자와 함께 협업을 하는 것을 계기로 우울증 역학 연구를 진행했고 이번 달에 유럽 정신과 협회 (European Psychiatry Association, EPA) 의 공식 저널인 European Psychiatry에 논문 게재가 승인되었습니다. 


 제가 연구 주제를 정하고 디자인 한 후 통계 분석을 해서 쓴 논문인데, 제 역할은 교신저자입니다. 다른 연구자들의 도움을 받아 비록 생소한 주제였지만, 논문을 써서 결과를 냈다는 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은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논문을 심사한 리뷰어가 3명이었는데, 매우 꼼꼼하게 논문을 읽었을 뿐 아니라 통계적 방법을 포함 연구의 모든 부분에 대해서 수정할 것을 요구해서 (아마도 리뷰어 가운데 한명은 통계 전문가로 생각됨) 수정 내용이 거의 작은 책자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MS 워드 파일로 50페이지 이상 (물론 영어로)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수정을 했다고 표시하고 표와 그림을 새로 작성해 제출하는 데 본래 마감이었던 2개월을 넘겨 1달 더 연장을 요청해서 결국 교정본을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으나 에디터가 혼쾌히 한 달 기간 연장을 해주고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해서 빠르게 게재를 허락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해외 유명 연구자들을 공저자로 넣기는 했으나 주 연구자인 제가 별로 인지도 없는 연구자인 점을 감안하면 기회를 준 것만해도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아울러 논문을 쓰는 데 크게 기여한 다른 연구자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사실 신속하게 교정본을 제출못한 이유는 다른 논문의 리비전(교정)이 한꺼번에 4-5편이 몰렸기 때문입니다. 보통 논문을 제출하면 그대로 받아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전문가 리뷰를 거쳐 수정할 내용을 수정한 후 다시 편집부에서 판단해 게재 여부를 결정합니다. 물론 더 흔한 경우는 리뷰 없이 게재를 거부하는 경우지만 말이죠. 


 지난 달에는 유럽 심장 학회의 공식 저널 가운데 하나인 European Heart Journal: Cardiovascular imaging에도 게재를 승인 받았습니다. 이 논문 역시 제가 주제를 정해 디자인 하고 분석해서 결과를 낸 논문입니다. 역할은 이번에도 교신저자입니다. 이 논문이 기억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논문 교정 가운데서 리뷰어와 의견 대립이 나타나서 6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가 매우 곤란한데, 결국 우리가 을의 위치에 있어서 논문을 대폭 수정했더니 본래 내용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 되어 다소 곤란한 상황이 된 것이죠. 아무튼 결과적으로는 논문을 게재했으니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논문을 3번에 걸쳐 다시 썼고 그로 인해 저와 같이 논문을 쓰신 선생님이 큰 고생을 했습니다. 역시 쉽게 되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올해 상반기에는 교정해야 하는 논문이 좀 있었습니다. 그 결과 게재 승인 되는 논문도 늘어나고 있으니 좋게 생각해야 하겠죠. 작년에는 일본쪽 저널에서 많이 나왔는데, 올해는 유럽쪽 저널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유럽 내분비 저널에 두 편 정도 심사 중이라서 결과가 기다려집니다. 하나는 유럽 내분비 학회 공식 저널인데 심사 후 게재 탈락되는 경우가 더 흔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교정본을 보낸 일본 및 미국 쪽 저널 하나 씩, 그리고 현재 심사 중인 미국 쪽 저널 하나가 있습니다. 


 부업 내지는 취미 수준으로 하는 것치고는 좀 많이 쓰는 편인데, 그래도 목표로 잡은 전문가 수준에 도달하려면 많은 길을 가야 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시도는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별로 이룬 것 없이 시간만 보내는 것보다는 뭔가 시도라도 해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도 책도 그래서 같이 하기 힘들지만, 계속해서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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