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애플이 아이폰 13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늘어난 배터리 용량과 더 커진 카메라, 그리고 A15 바이오닉 칩은 모두 예상했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지만, A15 바이오닉 칩의 크기가 예상보다 큰 점은 놀랍습니다. A15 바이오닉 칩의 트랜지스터 숫자는 150억 개로 최근 발표한 IBM의 서버 프로세서인 Power1의 180억 개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심지어 지포스 RTX 3060 - 3070Ti 에 사용된 GA104도 174억 개 정도고 엑스박스 시리즈 X에 사용된 커스텀 프로세서도 비슷한 크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모바일 프로세서가 150억 개라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4년 전 출시한 A11의 집적도가 43억 개였던 점을 생각하면 3배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1년 전 A14 바이오닉과 비교해도 118억 개에서 32억 개나 증가한 것입니다. 하지만 성능 향상은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물론 A15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모바일 AP이긴 하지만 애플은 경쟁사 대비 30%빠른 CPU와 50% 빠른 GPU라고 소개하면서 A14와의 비교를 피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출처: 애플)
| iPhone 13 mini | iPhone 13 | iPhone 13 Pro | iPhone 13 Pro Max | |
SoC | Apple A15 Bionic | Apple A15 Bionic | |||
DRAM | ? | ? | |||
Display | 5.42" OLED | 6.06" OLED | 6.06" OLED | 6.68" OLED | |
Size | Height | 131.5 mm | 146.7 mm | 160.8 mm | |
Width | 64.2 mm | 71.5 mm | 78.1 mm | ||
Depth | 7.65 mm | ||||
Weight | 141g | 174g | 204g | 240g | |
Battery Life | ? mAh | ? mAh | ? mAh | ? mAh | |
Wireless Charging | MagSafe Wireless Charging up to 15W | ||||
Rear Cameras | Main | 12MP 1/1.87" 1.7µm | 12MP 1/1.67" 1.9µm | ||
Tele- | - | 12MP | |||
Ultra- | 12MP | 12MP | |||
Front Camera | 12MP | ||||
Storage | 128GB | 128GB | |||
I/O | Apple Lightning | ||||
Wireless (local) | 802.11ax Wi-Fi with MIMO + Bluetooth 5.0 + NFC | ||||
Cellular | 5G (sub‑6 GHz and mmWave**) | ||||
Splash, Water, Dust Resistance | IP68 up to 6m, up to 30 minutes | ||||
Dual-SIM | nano-SIM + eSIM | ||||
Launch Price | 128 GB: | 128 GB: | 128 GB: | 128 GB: |
(아이폰 13 시리즈 스펙 비교)
A14가 이미 스냅드래곤 888보다 CPU 성능이 앞서 있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30% 빠르다는 이야기는 결국 A15 바이오닉이 전작과 별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난드텍의 분석에 따르면 실제로는 10% 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트랜지스터 숫자 증가에 비해 성능 증가가 더딘 이유는 x86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사정입니다. 공정 미세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이미 클럭도 엄청나게 올린데다 아키텍처 개선을 통한 성능 향상도 10% 수준이면 양호한 편이 되면서 1세대 당 성능 향상폭이 점점 미미해지는 것입니다.
GPU 쪽 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5코어 기준으로 경쟁사 대비 50% 빠르다는 이야기는 4코어 기준으로는 A14와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나 다를 바 없습니다. A14와의 직접 비교를 꺼린 건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GPU 업계 사정과 다르지 않습니다. GPU 성능 향상 역시 과거처럼 1세대에 큰 폭으로 높아지기 힘들기 때문에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이나 인공지능을 이용한 이미지 품질 향상처럼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추세입니다.
A15의 또 다른 특이점은 13 미니와 13은 4코어, 13 프로와 프로맥스는 5코어 GPU를 사용한다는 것으로 이로 인해 상위 기종과 하위 기종의 그래픽 성능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는 거대한 칩일수록 오류 없이 찍어내기 힘들기 때문에 일부 오류가 난 부분을 레이저 커팅한 후 하위 모델에 탑재하는 것으로 역시 GPU나 CPU 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역시 칩의 크기가 매우 커지면서 생긴 변화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A15의 CPU 성능은 전작 대비 10% 약간 넘는 수준으로 해석되며 GPU 역시 4코어 버전은 대략 10% 좀 넘는 수준으로 생각됩니다. 5코어 버전의 성능도 30% 수준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더 구체적인 수치는 벤치마크를 통해 검증해야 하겠지만, 성능 향상이 전작만큼 나왔다면 애플이 굳이 숨길 이유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대체 증가한 32억 개의 트랜지스터는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가장 가능성 높은 대답은 성능이 11TOPs에서 15.8TOPs로 높아진 뉴럴 엔진과 향상된 이미지 처리 기능에 투자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스템 캐시도 두 배로 늘어났으니 그만큼 트랜지스터도 늘어났을 것입니다. (아마도 32MB) 120Hz 디스플레이를 지원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엔진 역시 더 커졌을 것입니다.
이미지 처리 기능과 AI 기능이 높아진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사진 및 영상 처리 품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아이폰 13과 13 미니의 메인 1200만 화소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의 크기를 키워 픽셀 사이즈를 1.4에서 1.7µm으로 키웠습니다. 13 프로/프로맥스의 경우 1/1.67" 1.9µm 센서를 사용해 이미지 품질을 더 높였습니다. 사실 최신 스마트폰은 이미지 센서의 크기를 계속 늘리는 추세라서 아이폰 13의 메인 카메라가 특별히 더 큰 것은 아니지만, 이미지 품질을 처리하는 능력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 13 홍보 영상)
공식 홍보 영상에서 강조한 것처럼 빛이 없는 저조도 환경에서도 좋은 품질의 사진과 영상을 얻을 수 있으며 센서 시프트 IS (Sensor-shift IS (IBIS))를 적용해 사진과 영상 촬영시 흔들림을 줄였습니다. 특히 기대가 가는 부분은 시네마틱 영상 모드로 영화 촬영 기법처럼 초점을 바꿔가며 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네마틱 영상은 모두 고화질 돌비 비전 HDR로 촬영됩니다.
프로/프로맥스는 77mm 망원 렌즈를 탑재한 3배 줌 카메라가 탑재되었고 2cm 매크로 촬영 기능을 추가로 제공합니다. 전문가 영상 포맷인 프로레스 (ProRES) 영상 촬영 및 편집 기능은 모든 모델에서 제공하는데, 전용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넣은 것이 A15가 커진 이유 중 하나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이렇게 여러 가지 넣은 만큼 가격은 여전히 비싸 128GB 버전이 아이폰 13 미니는 95만원 13은 109만원, 13 프로는 135만원, 13 프로 맥스는 149만원에 달합니다. 애플이 자랑하는 4K 영상을 찍기 위해서는 128GB로는 용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가격입니다.
참고
https://www.anandtech.com/show/16934/apple-announces-iphone-13-series
https://www.tomshardware.com/news/ipad-iphone-13-a15-bionic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