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Rlevente, original author: Nobu Tamura, CC BY-SA 4.0)
쥐라기말 육식 공룡인 알로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작지만, 이 시기에는 가장 거대한 최상위 포식자로 쥐라기 마지막 시기인 1억5500만년에서 1억4500만년 전 시대를 호령한 육식 공룡입니다. 지난 150년간 과학자들은 알로사우루스가 최상위 포식자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포틀랜드 주립대학의 카메론 폴과 루이스 루에다스 (Cameron Pahl and Luis Ruedas, of Portland State University)는 흉폭한 알로사우루스가 최상위 포식자가 아닌 최상위 시체 청소부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사실 알로사우루스가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쟁이 있어왔습니다. 알로사우루스의 이빨 자국이 있는 스테고사우루스의 화석을 보면 비슷한 크기의 수톤 이내 초식 공룡은 충분히 사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쥐라기 후기 등장한 거대한 용각류 초식 공룡을 사냥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사자가 코끼리를 사냥하기 어렵듯 거대 초식 공룡의 경우 시체 청소부 역할만 했을 것이라는 주장과 무리를 이뤄 사냥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서로 엇갈렸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알로사우루스가 속한 카르노사우루스 (Carnosaurs) 아목의 공룡들 가운데 일부는 시체 청소부에 더 가깝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연구팀은 알로사우루스의 눈이 현재의 적극적인 사냥꾼인 사자나 아니면 역시 시체 청소부 논란이 있었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양안 시력 (binocular vision)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알로사우루스의 양안 시력은 사자의 15%, 티라노사우루스의 30%에 불과합니다. 빠르게 달아나는 먹이를 보고 추격하려면 양안 시력이 좋아야 하는데, 이게 부족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시야 한 가지만 두고 결론을 내리에는 복잡한 주제인 것도 사실입니다. 어쩌면 거대 용각류 초식 공룡이 너무 크고 느리기 때문에 굳이 좋은 양안 시력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티라노사우루스에서도 시체 청소부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시체 청소부라는 주장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습니다. 당시 살았던 거대 초식 공룡 한 마리가 죽으면 수많은 육식 공룡이 먹을 수 있는 고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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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육식 공룡들이 주로 사냥을 했는지 아니면 시체 청소를 했는지는 논쟁이 있는 주제이지만, 둘 다 했으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주로 뭘 했는지가 논쟁이 되는 것이죠. 제 책인 포식자에서 다룬 주제이기도 한데, 티라노사우루스 외에 알로사우루스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온 점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8-giant-jurassic-dinosaur-allosaurus-scavenger.html
Cameron C. Pahl et al, Carnosaurs as Apex Scavengers: Agent-based simulations reveal possible vulture analogues in late Jurassic Dinosaurs, Ecological Modelling (2021). DOI: 10.1016/j.ecolmodel.2021.109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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