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othesized distribution of nerves in the mandible of Tyrannosaurus (orange). Credit: Taylor & Francis)
티라노사우루스는 뼈도 부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턱이 강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섬세하기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일본 후쿠이 현립 대학의 카와베 소이치로 박사 (Dr. Soichiro Kawabe, from the Institute of Dinosaur Research at Fukui Prefectural University)가 이끄는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아래턱뼈 (mandible)을 고해상도 CT로 스캔해 신경혈관 채널 (neurovascular canal)의 분포를 연구했습니다.
신경 및 혈관계는 턱 근육의 힘을 감지하고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매번 먹이를 사냥할 때처럼 온 힘을 다해 힘을 준다면 결국 턱 힘이 없어 나중에 먹이를 먹기 조차 힘들어질 것입니다. 먹이를 먹을 때도 살코기를 씹을 때와 뼈를 부술 때는 힘을 다르게 줘야 합니다. 따라서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대형 수각류 공룡이 이를 조절하는 신경계를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은 상당히 그럴 듯 합니다. 연구팀은 턱 근육의 신경 분포를 통해 (보통 혈관과 같이 감) 이를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신경 분포를 현생 악어와 조류, 그리고 같은 시대를 살았던 트리케라톱스 등 다른 공룡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티라노사우루스가 매우 촘촘한 신경을 지녔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티라노사우스의 신경 밀도는 악어는 물론이고 부리로 먹이를 찾는 일부 조류와 비슷할 정도였습니다. 반면 트리케라톱스에서는 이런 수준의 신경관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신경이 앞쪽에 분포한 이빨에 촘촘하게 분포되어 있기는 하나 현생 악어처럼 두꺼운 신경은 없어 상대적으로 정교함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럼에도 티라노사우루스가 매우 민감하고 조절이 가능한 턱을 지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악어처럼 단단히 고정된 턱과 큰 근육, 큰 입, 그리고 민감하고 정교한 턱을 지닌 셈입니다. 덕분에 훨씬 효과적으로 먹이를 사냥하고 먹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가 단순히 먹이를 사냥하고 먹을 때만이 아니라 둥지를 짓거나 새끼를 물어서 옮기고 다른 티라노사우루스와 의사 소통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입을 사용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정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뭔가 생소하지만, 어쩌면 새끼를 돌보거나 짝짓기를 하는 데도 큰 입을 사용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8-rex-jaw-sensors-fearsome-predator.html
Soichiro Kawabe et al, Complex neurovascular system in the dentary of Tyrannosaurus, Historical Biology (2021). DOI: 10.1080/08912963.2021.196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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