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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150 - 2037년에 돌아올 초신성 폭발



 (Now you see them, now you don't. Three views of the same supernova appear in the 2016 image on the left, taken by the Hubble Space Telescope. But they're gone in the 2019 image. The distant supernova, named Requiem, is embedded in the giant galaxy cluster MACS J0138. The cluster is so massive that its powerful gravity bends and magnifies the light from the supernova, located in a galaxy far behind it. Called gravitational lensing, this phenomenon also splits the supernova's light into multiple mirror images, highlighted by the white circles in the 2016 image. The multiply imaged supernova disappears in the 2019 image of the same cluster, at right. The snapshot, taken in 2019, helped astronomers confirm the object's pedigree. Supernovae explode and fade away over time. Researchers predict that a rerun of the same supernova will make an appearance in 2037. The predicted location of that fourth image is highlighted by the yellow circle at top left. The light from Supernova Requiem needed an estimated 10 billion years for its journey, based on the distance of its host galaxy. The light that Hubble captured from the cluster, MACS J0138.0-2155, took about four billion years to reach Earth. The images were taken in near-infrared light by Hubble's Wide Field Camera 3. Credit: IMAGE PROCESSING: Joseph DePasquale (STScI))



 천문학자들이 2016년에 등장했다가 사라졌지만, 2037년에 다시 나타날 초신성 이미지를 예측했습니다. 초신성 폭발은 매우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만큼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지만, 당연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초신성 폭발의 빛은 오랜 시간 우주 공간을 여행해 지구에 도착합니다. 이 때 빛이 직진하기도 하지만, 은하나 은하단 같이 큰 중력을 지닌 천체에 의해 빛의 경로가 휘어서 마치 렌즈 같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력 렌지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되었던 효과로 현재는 멀리 떨어진 천체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도구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우주 초기에 있었던 초신성 폭발이나 초기 은하의 모습을 관측하는데 중력 렌즈의 도움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사우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스티브 로드니 (Steve Rodney of the University of South Carolina in Columbia)가 이끄는 연구팀은 허블 우주 망원경의 이미지를 분석해서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구에서 40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인 MACS J0138.0-2155의 이미지를 2016년과 2019년에 비교해보니 세 개의 작은 점이 보였다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는 이 점들이 아주 멀리 떨어진 은하가 중력 렌즈 효과로 보였던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은하는 3년만에 사라질 수 없습니다. 은하 만한 밝기인데 사라졌다면 초신성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연구팀은 이 이미지들을 역으로 분석해서 이 점들이 대략 100억 광년 떨어진 초신성에서 나온 빛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사실은 아직 4번째 점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중력 렌즈라고하는 하지만, 사실 초점이 잘 맞는 균일한 렌즈가 아니라 불규칙한 모양의 은하단인 만큼 아직 점 하나가 도착하지 못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도착하는 시점을 2037년 전후로 예측했습니다. 매우 어둡겠지만, 미래 망원경이 이 이미지를 확인하면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렇게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초신성 이미지는 앞으로 차세대 망원경이 관측에 들어감에 따라 더 흔하게 보고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른 경로로 오는 빛을 역으로 추적해 은하단의 질량 분포나 구조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게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9-astronomers-supernova-timesand-fourth-sighting.html


Rodney, S.A. et al. A gravitationally lensed supernova with an observable two-decade time delay. Nat Astron (2021). doi.org/10.1038/s41550-021-01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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