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eam of Japanese scientists demonstrates that treatment with AHR agonists decreases expression of ACE2 via AHR activation, resulting in suppression of COVID-19. Credit: DBCLS TogoTV / CC-BY-4.0)
흡연이 코로나 19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사실은 대유행 초기부터 알려져 있습니다. 흡연을 위해 마스크를 자주 벗을 뿐 아니라 흡연 시 공기를 깊게 빨아들이는 경향이 있고 흡연자들끼리 모여서 흡연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밀폐된 흡연실에서 흡연을 하는 경우 그 위험성은 크게 높아집니다. 일단 감염이 되면 이미 폐손상이 있는 흡연자는 중증 코로나 19나 사망 위험도가 훨씬 높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감염에 대한 노출에 대한 조건이 비슷하다면 흡연자의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는 오히려 낮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히로시마 대학의 케이지 타니모토 (Keiji Tanimoto of Hiroshima University's Research Institute for Radiation Biology and Medicine)가 이끄는 연구팀은 흡연 패러독스의 이유를 밝히고 치료제 개발에 힌트를 얻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흡연 추출 물질 (cigarette-smoke extract (CSE))을 ACE2 수용체가 있는 세포에 노출시켜 흡연 추출 물질이 ACE2 수용체 발현을 낮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 이유는 흡연 물질에 있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 들이 세포 표면에 있는 아릴 탄화수소 수용체 aryl hydrocarbon receptors (AHRs)를 자극해 CYP1A1 유전자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이 유전자가 활성화될수록 ACE2 수용체의 발현은 줄어들어 SARS-CoV-2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코로나 19를 막기 위해 발암성이 있는 흡연 물질 전체를 사용할 순 없는 일이기 때문에 연구팀은 AHRs를 자극할 수 있는 약물을 찾았습니다. 그 결과 아미노산인 트립토판 유도체인 6‑formylindolo(3,2‑b)carbazole (FICZ)와 위산 억제제 중 하나인 오메프라졸 (omeprazole)이 후보 물질로 선택됐습니다. 이들은 세포 실험 모델에서 ACE2 수용체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이런 약물들이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흡연이 코로나 19 치료제의 힌트를 주고 있는 상황이 재미있습니다. 다만 ACE2 수용체 자체도 인체에 필요한 수용체인 만큼 마구잡이로 줄이는 것은 좋지 않고 가능하면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호흡기에만 작용할 수 있게 개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1-09-drugs-mimic-effects-cigarette-sars-cov-.html
Keiji Tanimoto et al, Inhibiting SARS-CoV-2 infection in vitro by suppressing its receptor,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via aryl-hydrocarbon receptor signal, Scientific Reports (2021). DOI: 10.1038/s41598-021-96109-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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