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5000년 전 가장 오래된 페스트균의 흔적을 찾다



 (The skull of RV 2039, a hunter-gatherer buried in Latvia around 5,000 years ago. Credit: Dominik Göldner, BGAEU, Berlin)




(The jawbone of RV 2039. Credit: Dominik Göldner, BGAEU, Berlin)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 중에 하나로 손색이 없는 질병이 바로 페스트입니다. 페스트를 일으키는 페스트균 (Yersinia pestis)은 자연 상태에서는 주로 설치류가 숙주로 이 설치류에 기생하는 벼룩이 벡터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주로 위생 상태가 좋지 않고 쥐가 창궐했던 고대와 중세 도시를 중심으로 페스트가 유행했지만, 사람 간 감염도 가능한 질병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페스트균이 언제부터 이런 특성을 지니게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았습니다. 



 독일 킬 대학의 줄리안 슈사트 (Julian Susat, Institute of Clinical Molecular Biology, Kiel University)이 이끄는 과학자팀은 19세기 라트비아에서 발견된 5000년 전 선사시대 유럽인의 유골인 RV 2039에서 가장 오래된 페스트균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물론 이런 오랜 시간 동안 페스트균 자체가 살아남은 것은 아니지만, 연구팀은 이빨과 뼈에서 페스트균의 DNA를 분리하는데 성공해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5000년 전만해도 페스트균이 그렇게 치명적인 세균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RV 2039 유골의 주인공은 20-30대의 건장한 남성으로 사인은 아마도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생각되나 같이 매장된 다른 유골에는 페스트의 증거가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당시 페스트균이 전염력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역시 벼룩을 통한 전파에 필요한 유전자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따라서 설치류에서 우연히 사람에 감염될 순 있어도 강력한 전염성을 지니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를 토대로 페스트균이 사람으로 전파된 것은 대략 7000년 전이었으며 순차적으로 사람 간 전파 능력과 벼룩에 대한 전파 능력을 획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이 된 전염병으로 발전한 셈입니다. 



 하지만 결국 인류는 페스트를 극복했습니다. 지금 코로나 19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든 스페인 독감이나 제 2의 페스트라는 별명이 붙은 에이즈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 19 역시 결국 극복해낼 것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earliest-strain-plague-5000-year-old/



https://www.cell.com/action/showPdf?pii=S2211-1247%2821%2900645-8


https://en.wikipedia.org/wiki/Yersinia_pestis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