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135 - 가장 작고 무거운 백색왜성 발견



 (Astronomers have discovered a stellar corpse known as a white dwarf that is roughly the size of Earth's moon. The white dwarf is about 4,300 kilometers across, while the moon is 3,500 kilometers across. The white dwarf is depicted above the moon in this artistic representation; in reality, the white dwarf lies 130 light-years away in the constellation of Aquila. Credit: Giuseppe Parisi)



 과학자들이 역대 가장 무겁고 작은 백색왜성을 발견했습니다. 작고 무겁다는 이야기가 서로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별이 마지막에 남기는 잔해는 무거울수록 크기가 작아집니다. 별이 살아 있을 때는 중심부 핵융합 반응으로 중력 붕괴를 막지만, 핵융합 반응이 끝난 잔해는 중력에 의한 수축을 막을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작고 단단하게 압축되기 때문입니다. 중력이 클수록 더 고밀도로 압축되기 때문에 같은 백색왜성이라도 질량이 클수록 크기가 작아집니다. 



 칼텍의 일라리아 카이아조 (Ilaria Caiazzo, the Sherman Fairchild Postdoctoral Scholar Research Associate in Theoretical Astrophysics at Caltech)가 이끄는 연구팀은 백색왜성과 중성자별의 경계인 찬드라세카 한계 (태양 질량의 1.4배)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백색왜성 ZTF J1901+1458을 발견했습니다. 



 이 백색왜성의 질량은 태양의 1.35배이지만, 지름은 달보다 약간 큰 4300km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백색왜성이 지구보다 큰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작은 편입니다. 칼텍의 ZTF(Zwicky Transient Facility)와 하와이의 켁 망원경, Pan-STARRS 망원경을 통해 이를 관측한 연구팀은 이 백색왜성의 자전 주기가 7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독특한 백색왜성의 생성 과정을 알아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자전하는 백색왜성은 중성자별과 마찬가지로 다른 동반성에 의해 생성됩니다. 그런데 이 백색왜성은 동반성 없이 혼자 있었습니다. 따라서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별이 죽고 남은 두 개의 백색왜성이 서로 주변을 공전하면서 접근하다가 하나로 합쳐졌다는 것입니다. 두 백색왜성이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공전하면 결국 중력파의 형태로 에너지를 잃으면서 서로 접근해 충돌하게 됩니다. 두 백색왜성의 질량 합계가 아슬아슬하게 찬드라세카 한계에 걸려 초신성 폭발을 피한 셈입니다.



 참고로 ZTF J1901+1458는 역대 관측된 백색왜성 가운데 가장 무겁지만, 가장 자전 속도가 빠른 백색왜성은 아닙니다. 가장 자전 속도가 빠른 백색왜성은 EPIC 228939929로 5.3분에 불과합니다. 아무튼 밀리세컨드 펄서처럼 자전 속도가 극도로 빠른 백색왜성은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너무 빠른 자전속도로 인해 파괴되지 않기 위해서는 중성자별처럼 강한 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백색왜성의 또 다른 특징은 매우 강력한 자기장으로 태양의 10억배에 달하는 자기장을 지니고 있습니다. 빠른 자전속도와 강력한 자기장은 펄서 형태에 가장 가까운 백색왜성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우주에는 이런 독특한 백색왜성도 있는 셈입니다. 



 ZTF J1901+1458는 지구에서 130광년 떨어진 위치에 있으며 나이는 1억 년 정도입니다. 어쩌면 이런 백색왜성이 드물지 않게 있는데, 너무 작은 크기라 잘 발견되지 않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관측을 통해 정말 독특하고 극단적인 형태의 백색왜성들이 발견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6-white-dwarf-edge.html


Caiazzo, I. et al, A highly magnetized and rapidly rotating white dwarf as small as the Moon, Nature (2021). DOI: 10.1038/s41586-021-03615-y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인슐린 주사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된다?

   당뇨병은 관리가 까다로운 만성 질병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더 관리가 어렵습니다. 하루에 주사를 몇 번씩 맞아야 하면 찌르는 것도 고통이고 실수로 건너뛰거나 용량을 실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투여 방법과 인슐린 제제를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2상 임상 시험을 마친 노보 노디스크 ( Novo Nordisk )의 인슐린 아이코덱 ( icodec )은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장시간 인슐린 제제입니다. 아이코덱은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막는 변형 인슐린 분자로 혈액에서 알부민과 결합해 서서히 분리되기 때문에 한 번 주사로도 일주일이나 효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장시간 작용하는 인슐린 제제의 경우 환자의 식사나 운동 같은 상황 변화에 인슐린 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2상 임상시험에서는 247명의 당뇨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실험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코덱을 투여받고 매일 위약을 투여받았습니다. 그리고 대조군은 반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위약을 투여받고 하루에 한 번씩 장시간 인슐린 제제인 란투스 (Lantus, glargine) 100U을 투여받았습니다.   26주에 걸친 임상 실험 결과 하루에 한 번 란투스를 투여받은 그룹이나 일주일에 한 번 아이코덱을 투여받은 그룹에서 특별한 합병증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혈당 조절의 지표인 당화 혈색소 (HbA1c) 농도 역시 아이코덱 그룹에서 1.33% 감소한 반면 란투스 그룹에서 1.15% 정도 감소해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한 번 투여하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실수로 두 번 투여하거나 건너 뛸 위험성이 적을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 New England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