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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의 시작된 후 인구는 늘고 키는 줄었다.


 (Map of Europe showing the spatial and temporal distribution of sites from which the data analyzed in this study are derived. (A) radiocarbon dated sites, (B) carbon (δ13C) and nitrogen (δ15N) stable isotopes, (C) skeletal biomechanics and (D) body size. Credit: Eóin W. Parkinson, Fifteen thousand years of bioarchaeological data reveal life history trade-offs among Europe's first farmer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6). DOI: 10.1073/pnas.2505519123)

농경의 역설 중 하나는 식량 공급이 안정적으로 크게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체격은 오히려 수렵채집인보다 더 작아졌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역설은 인구 증가를 통해 설명될 수 있습니다. 즉 더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게 되면서 더 많은 아이를 낳게 되고 역설적으로 한 사람이 섭취하는 칼로리는 줄어든 것입니다.

이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코프 대학의 에오인 파킨슨(Eóin W. Parkinson, Department of Archaeology, University College Cork, Cork, Ireland)과 그의 동료들은 유럽 전역에서 수집한 약 3,000개의 골격 측정값, 30,937개의 식이 동위원소 값, 그리고 60,197개의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값을 포함하는 방대한 데이터 세트를 구축했습니다.

연구팀은 15,000년에 걸쳐 데이터를 분석해 약 8,500년 전, 인구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인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값이 급증한 반면 골격 크기는 다소 감소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시기부터 농경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인구는 크게 늘어났지만, 키는 오히려 3.8cm 가량 감소하는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초기 농경민들이 개체의 신체 크기가 줄어드는 동안에도 번식력, 즉 더 많은 자녀를 낳는 데 추가 자원을 투입했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이는 인과성을 반대로 해석한 것일수도 있는데, 식량 공급이 안정적이되면서 출산은 크게 늘지 않아도 성인기까지 살아남는 사람의 숫자가 증가한 것일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안정적인 식량 공급과 정주 생활 역시 임신과 출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패턴이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유럽에서 농업은 두 개의 경로로 확산되었습니다. 하나는 발칸 반도 와 중앙 유럽을 통과하는 내륙 경로이고, 다른 하나는 지중해 연안을 통한 경로입니다.

지중해 연안을 따라 이동한 남부 농부들은 북부 농부들(다뉴브-발트해 연안을 따라 이동한 농부들)에 비해 곡물, 과일, 해산물 재배와 같은 농업을 더 일찍(약 9000~8000년 전) 도입했습니다. 북부 농부들은 곡물 농업을 도입하는 데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유제품과 내성이 강한 곡물에 더 많이 의존했습니다.

이러한 지역적 차이는 인구와 골격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남부 지역에서는 농업 도입 이후 인구 증가로 인해 키와 몸무게가 현저하게 감소했습니다. 북부 지역에서는 인구 증가 속도가 더디었지만 키 감소는 상대적으로 덜 심각했습니다.

아마도 북부 지역 사람들은 식단에 단백질과 유제품의 비율이 높아 키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 완화한 반면, 남부 지역 사람들은 주로 밀과 보리와 같은 곡물을 섭취하여 키가 더 심하게 줄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수렵채집과 농경 중 어느 쪽이 삶의 만족도가 높은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농경이 시작되고 인구가 크게 늘면 수렵채집으로는 인구를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전으로 돌아가긴 어렵습니다. 이후 현대에 와서 생산력이 크게 늘어나기 전까지 인류의 키는 다소 작아졌다가 이제는 다시 커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후손들이 현대인의 뼈를 분석하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궁금해지는 연구입니다.

참고

https://sciencex.com/news/2026-04-paradox-plenty-europe-farmers-grew.html

Eóin W. Parkinson, Fifteen thousand years of bioarchaeological data reveal life history trade-offs among Europe's first farmer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6). DOI: 10.1073/pnas.2505519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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