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iagram shows how the structure of butterfly wings could be incorporated into load-bearing structures. Credit: Eric Jianfeng Cheng et al.)
생체모방은 생물체가 지닌 유용한 능력을 모방한 기계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수억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완벽한 형태와 기능을 지닌 생물을 모방한다는 개념으로 새의 날개를 닮은 항공기 날개나 곤충을 모방한 마이크로 로봇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중국 우한공업대학의 징 웨이, 샤오 웡 (Jing Wei, Xiao Wong, and colleagues at Wuhan University of Technology) 그리고 일본 도호쿠대학의 에릭 젠펑 청 (Eric Jianfeng Cheng at Japan’s Tohoku University)는 나비를 모방한 생체모방 기술을 연구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연구가 특이한 부분은 날아다니는 로봇이 아니라 내진 건물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나비를 분석한다는 점입니다. 나비는 매우 가볍지만 환경에서 큰 충격을 받아도 쉽게 부서지지 않고 몸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나풀나풀 나는 모습을 보면 약해보이지만, 웬만한 비바람도 이겨내는 강인한 형태인 셈입니다.
인간이 만든 상자 형태의 격자 구조 건물은 사실 충격과 진동에 다소 취약한 편입니다. 연구팀은 어떤 충격과 진동도 흡수하는 나비 날개의 균일한 응력 분포를 건축에 적용하여, 나비 날개에서 영감을 받은 체심 입방(BCCB, butterfly-inspired body-centered cubic topology) 구조를 개발했습니다.
이 디자인의 핵심적인 장점은 바로 이방성 (anisotropy) 격자 구조입니다. 이방성은 등방성(isotropy)의 반대 개념으로, 구조가 모든 방향에서 균일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나무의 단면을 나뭇결 방향으로 도끼질하면 쉽게 쪼개지지만, 나뭇결 반대 방향으로 도끼질하면 쓰러뜨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런 이방성 구조를 건축에 응용하면 어느 쪽으로 힘이 가도 쉽게 부서지지 않고 응력을 재분배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량 격자 소재는 충격과 굴절에 약하지만 이 새로운 이방성 격자 구조는 훨씬 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건물에 내진 설계에서 무게를 증가시키지 않고도 더 지진에 잘 견디는 건축물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나비에 대한 생체 모방이라고 하면 우선 비행체부터 생각하는데, 실용화 여부를 떠나 꽤 참신한 접근법이 아닐 수 없어 보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engineering/earthquake-resistant-buildings-butterfly-w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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