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줄무늬 패턴 풍력 발전기가 조류 충돌을 피할 수 있다.



 (조류 시각 원리를 활용한 생체 정보 기반 블레이드 패턴. (A) 사선 줄무늬는 블레이드 회전을 통해 접근 자극과 회전 자극을 동시에 발생시키도록 설계되었습니다(빨간색 화살표). (B) 후연 줄무늬는 새가 앞날개에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고 회전 광학 흐름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빨간색 화살표). (C) 물체 표시는 충돌 회피를 유도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림에 나타난 순간에는 새가 블레이드 끝에 부딪힐 위험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움직임 신호가 없지만, 두 번째 표시는 충돌 위험으로 인식되어 회피 행동을 유도합니다(검은색 화살표).)

​

​

풍력 에너지는 태양 에너지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의 양대 축이지만, 몇 가지 단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사람 입장에서는 시각 공해 및 소음입니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새와 박쥐에게는 단순 불편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

새들은 복잡한 숲과 어수선한 환경에서 길을 찾는 데 매우 능숙합니다. 하지만 새의 감각 기관이 크고 움직이는 구조물(터빈 날개)을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풍력 터빈에 충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

투명한 유리창이나 건물의 경우 새를 쫓는 맹금류 그림을 그려 이런 문제를 줄이기도 하지만 풍력 발전기에서는 아직 널리 쓰이는 해결책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몇몇 연구에서만 소규모로 시도되었을 뿐입니다.

​

옥스퍼드 대학의 캐롤라인 헬렌 브라이튼(Caroline Helen Brighton)과 동료들은 풍력 발전기 날개에 어떤 무늬를 넣어야 새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는지 연구했습니다. 새들은 일반적으로 인간보다 시력이 우수합니다. 이는 움직이는 물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새의 망막 전체에 걸쳐 통합된 시신경은 정적인 배경을 무시하고 움직이는 물체를 추적하며 속도와 거리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하지만 새들은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움직임을 처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비둘기는 전체적인 움직임 패턴보다는 부분적인 움직임 단서에만 집중합니다. 즉, 회전하는 터빈 날개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가장자리의 변화만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새의 진화 과정에 풍력 터빈이 등장한 것은 매우 최근이기 때문에 생긴 약점입니다.

​

하지만 진화압에 의해 자연스럽게 새가 적응하는데는 수만 년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진화는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과거 연구에서는 검은색 날개와 타워가 새들에 보고 피하는데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는데 연구팀은 여기서 나아가 줄무늬 패턴을 테스트했습니다.

​

줄무늬 패턴은 터빈 블레이드가 움직일 때 마치 이발소의 회전하는 줄무늬 패턴처럼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새들이 좀더 잘 식별할 수 있습니다. 대신 사람에게도 좀 더 시각적 공해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해상 풍력 터빈처럼 사람이 다니지 않아도 새는 자주 다니는 장소에서는 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

실제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결국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까지는 소규모 테스트나 실험실 환경에서 연구가 진행됐는데, 앞으로는 새에게 가장 안전한 패턴을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해야 할 것입니다.

​

​

참고

​

​

https://sciencex.com/news/2026-05-striped-turbines-millions-birds.html

​

Caroline Helen Brighton et al, Bio-informed blade patterns for mitigating bird collisions with wind turbines,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2026). DOI: 10.1098/rsif.2025.071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어 비늘을 흉내낸 항공기 스킨 - 에어로샤크

  (출처: 루프트한자 그룹) ​ ​ 몇년 전 소개드린 바 있는 에어로샤크(AeroSHARK)가 유럽 항공 안전국(EASA)으로부터 에어버스 A330-300에 탑재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아 적용 범위를 확장하게 됐습니다. 상어의 비늘을 모방해서 항력을 낮추는 에어로샤크는 가벼운 필름 형태로 부착해서 항공기의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658782756 ​ 항공기를 잡아당기는 항력 (drag)은 항공기의 연료 소모를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여객기의 알루미늄 합금 동체는 만져보면 매끄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표면은 미세하게 거친 상태입니다. 비행기가 시속 890km의 속도로 대기를 뚫고 나아갈 때 얇은 공기층이 동체에 달라붙는데, 표면과 이 공기층 사이에는 약 1밀리미터 두께의 아주 작은 틈이 있습니다. 점성 하층이라고 불리는 이 틈은 소용돌이가 무질서하게 뒤섞인 공기 덩어리입니다. ​ 이 얇은 난류층은 표면 마찰 항력을 발생시킵니다. 이는 전체 공기역학적 항력의 약 50%를 차지하며, 성능과 비행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그런데 사실 상어는 수억 년 전부터 기발한 방법으로 물속에서 항력을 낮춰왔습니다. 상어는 작고 이빨처럼 생긴 비늘인 피부치상돌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상어의 몸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이 작은 돌기들은 물이 상어의 몸 위로 흐를 때, 미세한 소용돌이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막습니다. 이렇게 하면 난류가 억제되어 상어가 빠르고 부드럽게 헤엄칠 수 있게 됩니다. ​ ​ 에어로사크는 자연의 디자인을 모방하여 유사한 효과를 냅니다. 이는 상어 이빨 능선의 기하학적 구조와 높이, 간격을 흉내낸 5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홈이 새겨진 인공 고분자 필름입니다. 이 얇은 필름을 비행기 동체에 붙으면 비행당 연료 소비량과 배출량을 1% 줄일 수 있으며, 날개와 꼬리날개에도 붙인 경우 최대 2%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 디스커버 항공은 자사의 에어버스 ...

벽돌 속에 전기를 저장하는 코팅

  ( Red brick device developed by chemists at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lights up a green light-emitting diode. The photo shows the core-shell architecture of a nanofibrillar PEDOT-coated brick electrode. Credit: D'Arcy laboratory, Department of Chemistry,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를 24시간 차질 없이 공급해야 하는 기업과 기관 (예를 들어 병원, 금용기관, 중요 산업 시스템 및 기타 갑자기 시스템을 중지할 수 없는 분야)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저장 장치 (ESS)의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풍력과 태양광처럼 에너지 생산량 변동이 심한 에너지원이 보급되면서 값싸고 안전하게 대량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대학 줄리오 다르시 ( Julio D'Arcy )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평범한 벽돌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의 접근법은 전기가 통하는 폴리머 소재인  PEDOT를 코팅해 벽돌 자체를 슈퍼 커패시터 (콘덴서)로 만드는 것입니다. 화학 배터리 대신 슈퍼 커패시터에 전기를 저장하는 연구는 일찍부터 있어왔지만, 흔한 벽돌 소재의 슈퍼 커패시터는 참신한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벽돌에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시도 역시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개 열을 저장하는 방식이었고 전기 자체를 저장하는 방식은 새로운 시도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592595133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인 크기의 벽돌에 PEDOT 소재를 코팅할 경우 최대 10분 정도 LED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