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619 - 서로 가까워지고 있는 우주 초기 퀘이사



 (Artist's concept of two quasars in the process of merging. Credit: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NOIRLab/NSF/AURA/M. Garlick)

​

​

과학자들이 우주 초기에 합체 과정에 들어가고 있는 두 개의 거대 블랙홀을 발견했습니다. 애리조나 대학의 밍하오 웨 (Minghao Yue of the University of Arizona)가 이끄는 연구팀은 ALMA의 고해상도 관측 자료를 이용해 멀리 떨어진 퀘이사인 J2037–4537를 분석했습니다.

​

J2037–4537는 적색편이 5.7인 천체로 우주의 나이가 10억 년 이내로 아주 젊었을 시절의 천체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거리가 120억 광년 이상 아주 멀리 떨어진 천체라는 것이죠. 그런 만큼 아주 밝은 퀘이사가 아니면 쉽게 관축할 수 없습니다.

​

이전 관측에서 과학자들은 이 퀘이사가 실은 두 개의 은하 중심 블랙홀일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은하 끼리의 충돌은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나고 특히 우주 초기에는 더 흔하게 발생했기 때문에 이는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과학자들은 이것이 진짜 두 개의 퀘이사 (막대한 물질을 뿜어내는 초기 은하 중심 블랙홀)인지 아니면 중력 렌즈 효과에 의한 허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웠습니다.

​

중력렌즈 효과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 빛이 중력에 의해 굴절되어 마치 렌즈처럼 확대되는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주로 은하나 은하단 처럼 중력이 큰 천체가 렌즈 역할을 하는데, 아무래도 인공적인 렌즈처럼 깔끔하게 초점이 맞지 않다보니 상이 여러 개로 나타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

연구팀은 J2037–4537가 그런 경우인지 확인하기 위해 ALMA로 상세한 관측과 분석을 시도했습니다. 이온화 탄소(CII) 방출선을 J2037-4537에 걸쳐 관찰한 결과 연구팀은 이 방출선이 두 은하 사이로 뻗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연결 고리는 두 은하가 병합될 때, 두 블랙홀의 의해 물질 흐름이 서로에게서 끌어당겨지면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쉽게 말해 블랙홀이 하나가 아니라 두 개라는 이야기입니다.

​

참고로 두 퀘이사의 배경 은하 모두 거대하고 별 형성 활동이 활발한 은하입니다. 각각의 은하는 최소 태양 질량의 100억 배이며, 연간 태양 질량 500개 이상의 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

연구팀에 따르면 J2037–4537는 가장 먼 거리에서 발견된 두 개의 퀘이사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아직 쌍성계를 이룬 상태는 아니며 수천 광년 떨어진 거리에서 서서히 접근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응 J2037-4537이 퀘이사 쌍에서 중력적으로 결합된 초거대 블랙홀 쌍성계로 전환되는 데 약 21억 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략 적색편이 2 부근 정도의 시간입니다.

​

두 퀘이사가 결국 합쳐지면 펄서 타이밍 어레이(PTA)가 감지할 수 있는 저주파 중력파가 방출될 것입니다. PTA는 펄서를 이용해 우주 규모의 거대한 중력파를 검출하는 방법입니다.

​

최근 PTA 실험에서 은하 진화 모델이 예측했던 것보다 더 강한 중력파 배경이 관측되었기 때문에 이번 연구와 연결해서 생각하면 훙미로운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시스템이 생각보다 흔하다면 부분적으로 설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앞으로 관측을 통해 초기 우주에 있었던 대형 블랙홀의 충돌과 합체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

참고

​

​

https://phys.org/news/2026-04-blazing-quasars-caught-waltzing-merger.html

​

Minghao Yue et al, A Close Quasar Pair in a Massive Galaxy Merger at $z=5.7$, arXiv (2026). DOI: 10.48550/arxiv.2604.0650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