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왜 인간은 주로 오른손잡이일까?



 (Drivers often proposed to explain the unique pattern of human handedness direction. Credit: PLOS Biology (2026). DOI: 10.1371/journal.pbio.3003771)

인간은 대부분이 오른손잡이 입니다. 영장류 가운데서 이렇게 한손잡이이 비율이 높은 종은 인간만이 유일합니다. 수십 년 동안 뇌, 유전자, 그리고 손잡이 발달 과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주로 오른손잡이가 되었는지는 여전히 진화론적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교 인류학 및 박물관 민족학부의 토마스 A. 퓌셸 박사와 레이첼 M. 허위츠, 그리고 레딩 대학교의 크리스 벤디티 교수 (Dr. Thomas A. Püschel and Rachel M. Hurwitz at Oxford's School of Anthropology and Museum Ethnography, with Professor Chris Venditti at the University of Reading) 연구팀은 이 비밀을 풀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41종의 원숭이와 유인원 2,025마리의 데이터를 종합하고 종 간의 진화적 관계를 고려한 베이지안 모델링을 사용해 도구 사용, 식단, 서식지, 체중, 사회 조직, 뇌 크기, 이동 방식 등 손잡이 진화의 주요 가설들을 검증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인간은 다른 모든 영장류를 설명하는 패턴에서 눈에 띄게 벗어나 있었지만, 연구자들이 모델에 두 가지 요인, 즉 뇌 크기와 팔과 다리의 상대적 길이(이족 보행의 표준 해부학적 지표)를 추가하자 그 예외는 사라졌습니다. 직립 보행과 큰 뇌를 고려하면 인간이 예외가 아니라는 의미로 이 두 가지가 주요 요인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연구팀이 제시한 가설에 따르면 인류의 조상이 이족 보행 후 손이 자유로워지자 도구 사용이 늘면서 한손잡이가 유용한 기술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뇌가 커지면서 이런 경향은 더 강해졌는데, 도구를 사용할 때 한 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 보조하는 것이 더 유용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한손으로 고기를 잡고 다른 손에 든 석기를 이용해서 발라내는 작업 등을 상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 나무를 잘 타던 초기 호미닌은 오른손잡이 성향이 약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르디피테쿠스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같은 초기 인류는 현대 유인원과 유사하게 오른손잡이 성향이 약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호모 속이 등장하면서 오른손잡이 경향은 호모 에르가스터,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을 거쳐 현저하게 강해졌고, 현대의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러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작은 뇌를 가진 "호빗" 종인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오른손잡이 선호도가 훨씬 약하게 나타납니다. 플로레시엔시스는 작은 뇌와 직립 보행 및 등반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데 적응된 신체를 가지고 있었으며, 완전한 이족 보행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게 연구팀의 생각입니다.

이 해석은 인간이 한손잡이가 된 이유에 대해서 어느 정도 그럴 듯한 설명을 제시하지만, 모든 의문이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가 반반씩 나타나지 않고 90% 이상 오른손잡이인지는 여전히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또 오른손잡이가 어떤 이유에서 생존에 좀 더 유리했다면 100% 오른손잡이가 되지 않은 것 역시 의문일 수 있습니다.

여전히 의문은 남아 있지만, 아무튼 도구를 잘 쓰기 위해 한손잡이가 됐다는 설명 자체는 그럴듯해 보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5-why-is-almost-everyone-right.html

Thomas A. Püschel et al, Bipedalism and brain expansion explain human handedness, PLOS Biology (2026). DOI: 10.1371/journal.pbio.300377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