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과 피해자는 사건 현장에 여러가지 단서를 남깁니다. 혈흔이나 머리카락, 지문 등 수많은 흔적을 이용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범인을 찾는 과학 수사는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은 범인이나 피해자가 지문이나 머리카락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 흔적도 남긴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피부 미생물군이 옷에 남아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DNA 정보를 남기는 것입니다.
영국 센트럴 랭커셔 대학의 나에미 프로코피오 (Noemi Procopio)가 이끄는 연구팀은 피부 미생물을 이용해서 얼마나 오랜 시간 개인의 유전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건강하고 범죄와는 아무 연관이 없는 호주 자원자 2명이 24시간 입었던 면 티셔츠를 이용해서 미생물군을 분석했습니다. 대조군으로 아무도 입지 않은 같은 티셔츠를 이용해서 여러 시점과 장소에서 샘플을 채취한 다음 이를 냉동해 이탈리아의 실험실에서 DNA를 추출하고 영국에서 염기 서열을 분석한 결과 무려 6개월 후에도 입었던 사람을 특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의류나 수건 등 천 제품에서 범인이나 피해자의 미생물군을 특정할 수 있어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연구를 보면 우리가 매일 입는 옷에 우리 피부의 미생물이 많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미생물 지문이 우리가 쓰는 물건에 남는 셈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5-microbe-fingerprint-piece-forensic-scientists.html
Noemi Procopio et al, Transferability of Human and Environmental Microbiome on Clothes as a Tool for Forensic Investigations, Genes (2024). DOI: 10.3390/genes15030375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