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은 1형 당뇨 환자와 많은 2형 당뇨 환자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필수적인 약물이지만, 주사제로 투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불편함이 있습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대안을 연구해왔습니다. 붙이는 인슐린 패치나 경구용 인슐린 약물, 그리고 인슐린을 투여하는 마이크로캡슐까지 다양한 대안이 연구되었지만, 각기 단점이 있어 현재 사용되는 인슐린 주사제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경구용 인슐린 약물을 쉽게 만들지 못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인슐린이 큰 분자로 위산에 쉽게 파괴된다는 점이 첫 번째 장애물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알약을 위산에 녹지 않고 장에서 녹게 만드는 코팅을 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해결이 어려운 문제는 인슐린이 너무 커서 장에 잘 흡수가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장벽에 직접 약물을 투입하는 캡슐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은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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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의 연구팀은 혀 밑에서 흡수되는 인슐린 제형을 연구했습니다. 혀 밑에서 녹여 먹는 설하정은 이미 몇몇 약물에 흔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혀 밑은 혈관 분포가 풍부하고 점막에 쉽게 녹아 약물이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입니다. 설하정은 위산에 약한 약물도 문제가 없고 금식 중이거나 구역질이 심한 환자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장까지 가서 흡수되지 않고 바로 혈액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효과가 매우 빠른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슐린을 설하정 형태로 만드는 것에는 한 가지 큰 장애가 있습니다. 장과 마찬가지로 인슐린이 혀 밑 점막을 통과하기에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어류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세포 투과 펩타이드 cell-penetrating peptide (CPP)를 같이 사용했습니다. 이 물질은 세포막의 투과성을 일시적으로 높여 150KDa 정도 되는 비교적 큰 단백질도 통과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제재의 또 다른 장점은 장을 통과하는 캡슐처럼 우선 간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인슐린이 분해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입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혼합 액체 약물은 예상대로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체내에 전달했습니다. 다만 액체 상태로 몇 방울 떨어뜨리는 것은 정확한 용량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은 설하정 형태로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CPP를 장기간 사용해도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점도 증명해야 할 부분입니다. 만약 성공한다면 인슐린 이외에 다른 다양한 약물의 설하정 형태 투여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oral-insulin-drops-tongue-diabetes-injections/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1683659240013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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