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Pixabay/CC0 Public Domain)
태양 같은 별은 마지막 순간에 지름이 수백배로 커지면서 적색거성이 된 후 가스를 주변으로 날려버리고 남은 부분이 모여 백색왜성이 되는 식으로 최후를 맞이합니다. 이 과정은 많은 별과 백색왜성을 관측해 잘 알려져 있으나 이 과정에서 주변을 돌고 있던 행성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50억 년 후 지구의 미래 역시 불분명합니다.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의 줄리엣 베커 교수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astronomy professor Juliette Becker)가 이끄는 연구팀은 백색왜성 주변에서 물을 지닌 행성을 찾거나 혹은 그런 행성이 살아남았을 가능성을 검토했습니다.
만약 백색왜성 주변 행성이 우연히 망원경과 백색왜성 사이를 지나면서 빛을 가리면 백색왜성 자체가 지름이 행성 수준이기 때문에 지구에서 쉽게 관측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 대기를 측정해 물이 존재하는지 여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행성과 백색왜성 둘 다 크기가 작아 우연히 지구에서 일렬로 정렬할 가능성이 많지 않은데다, 지구 같은 행성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두 차례 큰 고비를 넘어야 합니다.
첫 번째 고비는 적색거성이 커지면서 나타납니다. 별의 지름이 수백배 이상 커지기 때문에 근처에 있던 행성이 하나씩 삼켜지는 것입니다. 태양계의 경우 아마도 수성, 금성은 이런 운명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이고 지구, 금성은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첫 번째 고비를 넘긴 지구형 행성은 두 번째 고비인 열 지옥을 견뎌야 합니다.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면 표면 온도는 떨어지지만, 별에서 거리는 매우 가까워지기 때문에 지구의 표면 온도는 급격히 상승합니다. 지름이 100배가 되면 표면적은 1만배가 되기 때문에 사실은 더 많은 에너지가 방출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태양계의 경우 5-6AU (1AU는 지구 태양 거리) 까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도록 더 뜨거워집니다.
따라서 두 번째 단계에서 가까운 행성들은 바싹 구워져 대기와 물을 거의 잃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지구의 경우 적색거성 단계에 이르기 전에 이미 온도가 크게 올라 바다가 모두 증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다가 백색왜성 단계가 되면 에너지가 거의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절대 영도에 가까운 극저온의 행성이 됩니다. 따라서 지구의 미래도 태양에 삼켜지거나 바싹 구워진 다음 절대 영도에 가깝게 냉동보존 되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사실을 생각하면 백색왜성 주변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액체 상태의 물을 지닌 행성이 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백색왜성 가운데 생명체가 있는 행성을 거느린 경우는 없다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행성의 궤도는 여러 가지 이유로 변할 수 있으며 구사일생 생존한 행성이 안쪽으로 들어와 백색왜성 가까이에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그런 행성을 찾아낼 수 있을지 관측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6-watery-planets-orbiting-dead-star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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