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 회사인 GSK에서 개발한 단클론 항체 (Monoclonal antibody) 치료제인 도스타리맙 (Dostarlimab, 상품명 젬펄리 (Jemperli)가 특수한 형태의 직장암에서 획기적인 치료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도스타리맙의 작용 기전은 다른 항체 치료제와 달리 목표가 암세포가 아니라 면역 세포인 T 세포의 programmed death receptor-1 (PD-1) 수용체입니다.
PD-1 수용체의 목적은 정상 세포의 Programmed death-ligand 1 (PD-L1) 및 PD-L2와 결합해서 정상 세포를 공격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암세포의 경우 인체의 면역 반응을 회피하기 위해 PD-L1와 PD-L2를 표면에 과도하게 발현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암세포는 면역 세포의 공격을 받아 사라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스타리맙(젬펄리)은 이 과정을 차단해 암세포가 면역 시스템 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듭니다.
본래 젬펄리는 dMMR (mismatch repair deficient) 양성 재발성 혹은 진행성 자궁 내막암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MMR은 DNA 복제 과정에서 불일치를 수정하는 물질로 dMMR은 여기에 문제가 있어 제대로 수정이 되지 않고 암세포가 되는 경향을 말합니다. 그런데 원리상 다른 부위에 발생하는 dMMR 양성 암세포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직장암 환자에서 임상 시험이 진행됐습니다.
4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실험에서 젬펄리 투여군은 100%에서 완전 관해 반응을 보였으며 처음 투여된 24명의 환자는 평균 26.3개월 동안 재발 소견이 전혀 없었습니다. dMMR 직장암에서 적절한 수술과 방사선 치료에도 1/3 정도가 원격 전이를 일으켜 예후가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결과입니다. 임상 3상 연구에서도 같은 성적을 거둔다면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게 아니라면 젬펄리가 항암 방사선 치료를 대신해 dMMR 직장암에서 표준 치료로 자리잡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아쉽게도 dMMR 양성 환자는 전체 직장암 환자의 5-10%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획기적으로 끌어 올렸다는데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표적 치료제가 dMMR 양성암에 표준 치료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colorectal-cancer-dostarlimab-gxly/
https://en.wikipedia.org/wiki/Dostarlim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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