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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화려한 장식을 지닌 뿔공룡 로키케라톱스



 (Reconstruction of Lokiceratops in the 78-million-year-old swamps of northern Montana, as two Probrachylophosaurus move past in the background. Credit: Fabrizio Lavezzi)



(The skull of Lokiceratops rangiformis, mounted and on exhibit at the Museum of Evolution in Maribo, Denmark. Credit: Museum of Evolution)



(Portrait reconstructions of all four centrosaurine dinosaurs that lived together in the Kennedy Coulee Assemblage of northern Montana and southern Alberta. Credit: Fabrizio Lavezzi Evolutionsmuseet, Knuthenborg)

뿔공룡의 큰 뿔과 화려한 장식인 프릴의 용도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논쟁이 오고 간 소재입니다. 아마도 현재의 사슴이나 순록, 산양 등이 그렇듯이 이들의 뿔도 무기처럼 사용함과 동시에 수컷 끼리의 경쟁에 사용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이런 경우 암수의 모습이 많이 달랐는지, 그리고 새끼 때의 모습과 성체의 모습이 많이 달랐는지 등 여러 가지 의문점이 남아 있어 여전히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습니다.

최근 뿔공룡의 뿔과 프릴이 짝짓기를 위한 표지였음을 보여주는 더 확실한 증거가 발견됐습니다. 2019년 몬태나 주의 7800만 년 전 지층에서 발견된 로키케라톱스 랑기포르미스 (Lokiceratops rangiformis)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화석을 발굴한 콜로라도 주립 대학의 조셉 세티치와 유타 대학의 마크 로원 교수(Colorado State University, Joseph Sertich and University of Utah Professor Mark Loewen)는 조각난 두개골 화석을 복원해 이제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거대한 뿔공룡의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동영상)

로키케라톱스라는 이름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 로키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고 랑기포르미스는 순록같은 비대칭 뿔이 있다는 것입니다. 로키케라톱스의 몸길이는 6.7m에 달하고 몸무게도 5톤에 달해 현재의 큰 코끼리와 비견되는 크기를 지녔습니다. 사실 북미 대륙의 서쪽이었던 라라미디아 대륙을 포함해 북미 전체에서 발견된 가장 큰 뿔공룡일 정도입니다. 그리고 가장 유명한 뿔공룡인 트리케라톱스보다 1200만 년 정도 전에 살았습니다.

로키케라톱스의 화려한 장식과 상대방을 찌르는 목적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옆으로 뻗은 뿔을 생각하면 뿔과 장식의 주요 목적이 짝짓기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같은 시기에 대형 뿔공룡이 적어도 5종이나 같이 공존했다는 것입니다. 이들 모두 독특한 뿔과 프릴을 지니고 있어 엉뚱한 종끼리 짝짓기하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독특한 형상이 진화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좀 더 상세한 뿔공룡의 가계도를 완성했다고 말했습니다. 다윈 핀치처럼 다양한 뿔공룡이 진화하게 된 배경은 사실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이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지니고 있고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파악한다면 뿔과 프릴의 주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좀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6-ornate-horns-ancient-marvel-lokiceratops.html

Lokiceratops rangiformis gen. et sp. nov. (Ceratopsidae: Centrosaurinae) from the Campanian Judith River Formation of Montana reveals rapid regional radiations and extreme endemism within centrosaurine dinosaurs, PeerJ (2024). DOI: 10.7717/peerj.17224. peerj.com/articles/17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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