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는 미라를 만드는 풍습 때문에 고대인의 유해가 상당히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당시 사람들이 앓았던 질병까지 보존되는 경우가 흔한데, 서던 일리노이 대학 (Southern Illinois University, Illinois)의 연구팀은 기원전 14세기 중반의 난소 기형종 (ovarian teratoma)의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기형종은 둘 이상의 배엽에서 기원한 종양으로 뼈, 연골조직, 상피세포, 치아 등 여러 가지 조직이 만들어지는 기이한 형태의 종양입니다. 난소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다른 장기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형종: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226017&cid=51007&categoryId=51007
기형종은 반드시 악성은 아니지만, 종양에 크기가 큰 경우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엔 생명이 위함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고대 이집트의 기형종은 18-21세 사이의 젊은 여성에서 발견된 것으로 엘리트 계층은 아니지만, 유해가 잘 보존되면서 난소 기형종이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형종은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을 지닌 성숙 기형종으로 석화화된 부분과 이빨이 존재해 3400년의 세월이 흘러도 기형종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여성이 매장된 곳은 이집트 18왕조의 파라오인 아크나톤 시대에 수도인 아마르나 (Amarna)로 이곳은 파라오의 사후에 버려진 도시가 되었습니다. 이 여성은 아크나톤 시기의 격변기에 살았다가 아마도 기형종에 관련된 감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형종은 현대에는 쉽게 진단이되고 치료가 되는 질병이지만, 이 시기에는 진단은 물론 치료도 어려웠고 종종 악마의 증표로 해석되어 중세 시대에는 사후에도 탄압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여성은 특별한 조치를 받은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드는 관습 때문에 생각보다 해부학적 지식이 발달했는데, 과연 기형종을 어떻게 해석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11-ancient-egyptian-burial-reveals-ovarian.html
Gretchen R. Dabbs et al, A mature ovarian teratoma from New Kingdom Amarna, Egypt, International Journal of Paleopathology (2023). DOI: 10.1016/j.ijpp.2023.1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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