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껍질은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서도 기록이 발견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약초로 사용했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시절은 물론 근대까지도 버드나무 껍질의 진통 효과를 이용했는데, 실제 약용 성분은 살리신 (Salicin)이었습니다. 19세기에 이르러 이를 살리실산 (Salicilic acid) 형태로 추출했으나 위장 장애가 심하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좀더 복용이 편한 형태로 개발한 것이 아세틸살리실산 (acetylsalicylic acid)으로 1899년부터 바이엘이 아스피린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스피린: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108898&cid=63166&categoryId=51015
그런데 핀란드 위스퀼레 대학 (University of Jyväskylä)의 연구팀은 버드나무 껍질의 약용 성분이 살리실산 하나만이 아니라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버드나무 껍질 추출물을 이용해서 엔테로바이러스 (Enterovirus)에 속하는 콕사키바이러스 A와 B (Coxsackievirus A (CVA) and B (CVB))와 계절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 그리고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성을 연구했습니다. 참고로 CVA는 수족구병을 일으키고 CVB는 심장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콕사키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 가운데서도 바이러스의 껍데기인 캡시드(capsid) 보호하는 지질막인 외피 (envelope)가 없는 바이러스입니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외피를 지니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버드나무 껍질 추출물이 외피가 없는 콕사키바이러스에서는 숙주 세포 안으로 침투하는 능력을 없애고 외피가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에서는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순 있어도 증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자체가 파괴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항바이러스제를 바로 개발할 순 없지만, 어쩌면 광범위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위한 단서를 제공할 순 있습니다.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물질이 이런 항바이러스 성질을 지니고 있고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혀낸다면 새로운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willow-bark-extract-found-to-be-a-broad-spectrum-antiviral/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micb.2023.1249794/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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