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은 물론 과도한 수면도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주로 슈면 부족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불면증이 없더라도 하루 7-9시간의 권장 수면 시간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리고 젊었을 때 잘 자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일도 흔합니다. 그런데 전체 수면 중에서도 뇌파가 느려지는 깊은 잠 (deep sleep, slow wave sleep (SWS))이 부족한 노인에서 치매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보통 깊은 수면은 잠자기 시작한 후 1시간 이후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70-90분 정도 지속됩니다.
호주 모나쉬 대학의 연구팀은 프래밍햄 심장 연구 (Framingham Heart Study)에 참가한 사람 중 1995 - 1998년, 1998 - 2001년 사이 수면다원 검사 (polysomnography) 검사를 2회 정도 한 60세 이상 노인 346명을 대상으로 뇌파가 느려지는 깊은 잠과 치매 발생 위험도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습니다. 수면 다원 검사에는 뇌파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검사가 들어 있어 깊은 수면 지속 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면다원 검사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119532&cid=51007&categoryId=51007
연구 결과 17년 간 조사 시간 중 52명의 치매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단지 깊은 수면 시간이 1% 감소해도 치매 위험도는 27%나 증가할 정도로 높은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물론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성을 100% 확신하기는 어려우나 수면 장애가 알츠하이머 병 같은 치매와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깊은 수면 동안 뇌는 여러 가지 노폐물을 정리하고 알츠하이머 병과 연관된 물질을 제거합니다. 따라서 깊은 수면이 부족해지면 알츠하이머 병의 위험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병의 위험도와 연관된 유전자인 APOE e4 allele과 노인에서 깊은 수면이 부족해지는 것이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뇌의 용적과 관련된 유전자와 깊은 수면은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는 교정이 가능한 요인 중 하나인 수면이 어쩌면 알츠하이머 병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정확한 기전과 인과성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수면의 중요성은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참고
Himali JJ, Baril AA, Cavuoto MG, et al. Association Between Slow-Wave Sleep Loss and Incident Dementia [published online ahead of print, 2023 Oct 30]. JAMA Neurol. 2023;e233889. doi:10.1001/jamaneurol.2023.3889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