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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혈성이 트라이아스기 이후 공룡의 성공 비결?



 (With a lava flow in the distance, a primitively feathered theropod dinosaur carries off a mammalian victim during a snowy volcanic winter caused by massive eruptions during the Triassic-Jurassic Extinction. A new study says dinosaurs survived because they were already adapted to freezing conditions at high latitudes. Credit: Painting by Larry Felder)





(The supercontinent of Pangaea 202 million years ago, shortly before the Triassic-Jurassic Extinction. Evidence of early dinosaurs has been found in the indicated areas; most species were confined to the high latitudes, and those few nearer the tropics tended to be smaller. Red area at top is the Junggar Basin, now in northwest China. Credit: Olsen et al., Science Advances, 2022)



 트라아이스기 중반에 모습을 드러낸 초기 공룡의 조상들은 사실 당시에는 대형 육상 동물 가운데 하나였을 뿐입니다. 이미 이 시기에 악어류의 조상을 포함해 더 대형 육상 파충류가 등장했을 뿐 아니라 포유류의 조상 역시 꾸준히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억200만년 전 트라이아스기 말 멸종을 계기로 이들은 크게 쇠퇴하거나 멸종하고 공룡이 그 자리를 완전히 대체하게 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제기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가설은 낮은 산소 농도입니다. 공룡의 조상이 이미 이 시기에 기낭을 이용한 호흡 시스템을 개발해 낮은 산소 농도에서도 파충류나 포유류보다 더 잘 적응할 수 있어 산소 농도가 낮았던 당시 환경에서 생태계의 승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317837547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의문들은 존재합니다. 콜롬비아 대학의 지질학자인 폴 올센 (Paul Olsen, a geologist at Columbia University's Lamont-Doherty Earth Observatory)이 이끄는 연구팀은 중국의 준가르 분지에서 발견된 트라이아스기 말기의 지층을 근거로 당시 고위도 지역은 적어도 겨울철에는 얼음이 얼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트라이아스기 당시의 초대륙인 판게아는 남극권부터 북극권까지 펼쳐져 있었습니다. 공룡의 화석 (발자국 포함)은 고위도 지역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됩니다. 하지만 이것이 당시부터 추운 기후에 적응한 덕분인지는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0ppm으로 심지어 지구 온난화 우려가 심각한 현재보다도 5배 높았습니다. 덕분에 지구 전체가 매우 뜨거운 기후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북위 71도 이상의 고위도 지역은 햇빛이 비치지 않는 겨울 기간에 얼음이 만들어질 정도로 추웠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당시 북극권 (위의 사진에서 붉은색) 이었던 준가르 분지의 트라이아스기 지층 (2억 600만년 전)에서 얼음으로 운반된 것이 분명한 암석 조각들인 ice-rafted debris (IRD)를 발견됩니다. 얼음에 의해 호수나 강 한 가운데로 운반된 암석 조각들이 지층에 쌓여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당시 초기 공룡 역시 추운 기후에서도 살 수 있는 깃털과 온혈성을 지닌 동물이 아니었을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낮은 산소 농도에서도 효과적으로 호흡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트라아이스기 말 대멸종을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라이아스기 말 판게아는 분리되고 지질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화산 활동에 의해 기온이 내려가고 산소 농도도 낮았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복원도처럼 초기 공룡부터 보온을 위해 깃털을 지니고 있었다면 사실 거의 모든 공룡이 깃털을 지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분 역시 논쟁이 있는 이야기인데, 앞으로 연구 결과에 따라서 재미있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7-dinosaurs-ice-warmth-ancient-mass.html



Paul Olsen et al, Arctic ice and the ecological rise of the dinosaurs, Science Advances (2022). DOI: 10.1126/sciadv.abo6342. www.science.org/doi/10.1126/sciadv.abo6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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