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ects use genes from bacteria for courtship. Credit: Yang Li Liu & Xing Xing Shen)
우리가 지닌 DNA는 우리의 조상이 넘겨준 것입니다. 매우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정확히 말하면 약간의 예외가 있습니다. 유전자는 수평적 유전자 이동 (Horizontal gene transfer, HGT)를 통해 종 사이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놀라운 일이지만, 식물 - 동물 간 유전자 이동은 물론이고 기생 생물과 숙주, 박테리아와 인간 사이의 유전자 교환이 조금씩 일어나는 것입니다. 바이러스 벡터를 통해 이동하던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이동하던지 간에 유전자가 조금씩 교환 될 수 있는 여지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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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건너온 유전자가 무슨 역할을 하는 지는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중국 저장 대학 (Zhejiang University in Hangzhou)의 과학자들은 이 미스터리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곤충 유전자 데이터를 다수 보유한 벤더빌트 대학의 과학자들과 함께 218종의 곤충 유전자에서 1400종 이상의 외래 유전자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예상했던 대로 본래 동물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 게 분명한 유전자들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유전자들이 단순히 무임 승차 유전자나 손님이 아니라 이미 곤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라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리스테리아 박테리아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 LOC105383139라는 유전자의 기능을 조사했습니다. 이 유전자는 나방과 나비의 공통 조상이 3억 년 전에 세균에서 받은 것으로 가장 흔한 곤충 외래 유전자 중 하나입니다. 연구팀은 그 기능을 검증하기 위해 이 유전자가 없는 배추좀나방 (Diamondback moth)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살아있는 알을 낳는 경우가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이 유전자가 위의 그림처럼 수컷의 짝짓기 행동과 기능에 영향을 준 것입니다.
이렇게 오래전 건내 받은 유전자 중 일부는 이미 생물에서 없어선 안될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완전히 숙주와 통합된 것으로 보입니다. 수평적 유전자 전달이 생물 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유전자 전달은 별 의미 없이 끝나겠지만, 일부는 정말 유용한 것으로 나타나 생존에 없어서는 안될 유전자로 활용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후자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남았을 것입니다.
수평적 유전자 전달은 무작위적 DNA 오류에 의한 진화보다 더 빠른 유전자 변화를 촉진해 진화의 속도를 높였을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여기에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7-insects-harbor-thousand-genes-microbes.html
Yang Li et al, HGT is widespread in insects and contributes to male courtship in lepidopterans, Cell (2022). DOI: 10.1016/j.cell.2022.06.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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