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조기 알츠하이머는 일반 알츠하이머 병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 병은 80세 이상 노인에서 흔합니다. 따라서 인구 고령화와 함께 알츠하이머 병 환자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드물기는 하지만, 65세 이전에 발생한 조기 알츠하이머 병도 있습니다. 조기 알츠하이머는 일반적인 알츠하이머 병과 양상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핀란드의 울루 대학교와 동핀란드 대학교(University of Oulu and the University of Eastern Finland f)의 연구팀은 65세 이전에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한 사람들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건강 문제를 확인했습니다.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조기 알츠하이머 병 환자들은 우울증, 어지럼증, 두통, 외상성 뇌손상, 간질, 뇌혈관 질환, 갑상선 질환, 과도한 음주 관련 문제 등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았습니다. 이명과 난청은 진단 6~10년 전부터 좀 앞서 나타났습니다.

​

연구팀은 울루 대학병원과 쿠오피오 대학병원의 기억 클리닉 환자 기록과 전국 건강 등록부 데이터를 이용해서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환자 407명과 나이·성별을 맞춘 대조군 4,000여 명을 비교했습니다. 환자들이 진단 받기 전 15년 간의 의무기록을 대조해 어떤 건강상의 문제를 지녔는지 비교한 것입니다.

​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 하면 고혈압, 고지혈증(콜레스테롤) 같은 심혈관 위험요인이 가장 잘 알려진 위험 인자입니다. 실제로 후기 발병형(65세 이후)에서는 이 요인들이 확실히 관련이 깊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조기 발병 환자들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의 빈도가 유의미하게 높지 않았습니다.

​

이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가 단순히 "젊은 나이에 걸린 후기형"이 아님을 시사합니다. 병의 기전(메커니즘) 자체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후기형에서는 혈관 건강이 뇌에 영향을 미쳐 질병을 촉진하는 경로가 중요하지만, 조기 발형에서는 다른 생물학적 경로 — 예를 들어 유전적 요인(APP, PSEN1, PSEN2 유전자 변이 등), 신경염증, 또는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의 비정상 축적 — 이 더 중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조기 알츠하이머 발병 환자들은 진단 직전 5년 동안 다음과 같은 문제를 대조군보다 더 많이 경험했습니다:

​

  • 우울증, 어지러움, 두통 진단 전 ~5년

  • 외상성 뇌손상(TBI) 진단 전 ~5년

  • 간질(뇌전증) 진단 전 ~5년

  • 뇌혈관 질환 진단 전 ~5년

  • 갑상선 질환 진단 전 ~5년

  • 과음 관련 문제 진단 전 ~5년

  • 이명(귀울림), 청력 저하 진단 전 6~10년

​

이 증상들은 겉보기에는 서로 무관해 보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신경계·내분비계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는 패턴" 자체가 조기 알츠하이머의 일종의 조기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청력 저하와 이명이 6~10년 전에 이미 나타난다는 점은, 뇌의 신경퇴행이 외부에서 보이는 인지 증상보다 훨씬 앞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청각 피질과 기억·인지 영역은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초기 신경퇴행이 청각 처리에 먼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다만 연구팀은 진단 11~15년 전의 발병률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는 식별 가능한 변화가 주로 질병 발병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특히 연구팀은 진단 전 5년 동안 의료 서비스 이용률이 현저하게 증가했으며, 건강 문제 부담도 함께 커졌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의료기관 방문 횟수의 가장 가파른 증가는 알츠하이머병 진단 직전 1년 동안 발생했습니다.

​

이번 연구는 청력 저하와 이명이 조기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이른 증상을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사실은 이를 포함해 다른 연관 질병 역시 알츠하이머병과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어 이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의심하거나 조기 진단할 순 없습니다. 다만 조기 알츠하이머병이 일반형과 다른 기전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기전이 연관 증상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해 앞으로 질병의 조기 진단 및 기전을 이해하고 치료법이나 예방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참고

​

​

Laura Leppänen et al, Comorbidities and health‐care use prior to early‐onset Alzheimer's disease: A population‐based case–control study, Alzheimer's & Dementia (2026). DOI: 10.1002/alz.71831

​

https://medicalxpress.com/news/2026-10-early-onset-alzheimer-disease-factors.html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