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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약물을 섭취하는 야생 코끼리


 (Elephant with a calf. Credit: Mount Elgon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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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anum acaule Sodomepo. Credit: Schultz et al.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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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도 몸이 아프면 약을 먹습니다. 예를 들어 침팬지는 장내 기생충을 퇴치하기 위해 쓴맛이 나는 잎을 의도적으로 섭취하고, 새들은 빈혈을 유발하는 진드기를 막기 위해 살충 효과가 있는 식물로 둥지를 덮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동물약리학(zoopharmacognosy)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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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야생 코끼리도 몸이 아플 때 약물 성분이 있는 특정 식물을 섭취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코끼리는 많은 식물을 먹을 뿐 아니라 질병이 있는지 쉽게 검사할 수 없는 대형 동물이기 때문에 이런 연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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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노흐트 열대 의학 연구소(BNITM)의 JRG 민족약리학 및 동물약리학 연구팀 (JRG Ethnopharmacology and Zoopharmacognosy at the Bernhard Nocht Institute for Tropical Medicine (BNITM))이 이끄는 대규모 국제 과학지팀은 케냐 엘곤산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아프리카 코끼리들이 몸이 아플 때 특정 식물을 찾아 먹는 행동을 조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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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수십 년 동안 코끼리와 함께 생활하고 일해 온 현지 전문가 8명을 인터뷰하여 야생 코끼리가 약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식물들을 체계적으로 기록했습니다. 이 식물들 중 상당수는 토착 전통 의학에서도 사용됩니다. 이전 연구에서는 이러한 식물 중 일부가 항균, 항염 또는 항기생충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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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ITM의 파비앙 슐츠 박사(Dr. Fabien Schultz)가 이끄는 연구팀은 마운트 엘곤 재단(MEF), 노이브란덴부르크 응용과학대학, 동아프리카 야생동물협회–마운트 엘곤 코끼리 프로젝트(EAWLS-MEEP), 케냐 국립박물관의 동료와 함께 엘곤산의 코끼리 자연 서식지에서 이를 조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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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곤산(Mount Elgon)은 케냐-우간다 국경에 위치한 화산 대지로, 생물다양성 핫스팟이자 미네랄이 풍부한 동굴 시스템이 있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의 코끼리는 세계 유일하게 깊은 동굴(최대 160m)까지 들어가 소금을 채굴하는 것으로 유명한 "소금 채굴 코끼리"입니다. MEF는 코끼리가 사용하는 55개의 동굴을 문서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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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야생 코끼리의 행동을 간섭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코끼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장기적인 관찰에 의존했습니다. 야생동물 감시원, 전직 산림 관리원, 엘곤 산에서 자란 은퇴한 농업 담당관, 그리고 지역 사회 원로들이 연구에 참가했는데, 이들은 모두 해당 지역에 20년 이상 거주했거나 코끼리 무리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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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반구조화(semi-structured) 인터뷰를 사용했습니다. 이는 사전 설계된 가이드라인에 기반하되, 자유로운 서술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예를 들어 '코끼리가 질병 징후를 보일 때 어떤 식물을 섭취하는가?' 같은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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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명의 현지 전문가들은 엘곤산 지역의 코끼리가 의도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39가지 천연자원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에는 23개 과에 속하는 35종의 식물과 4가지 유형의 토양(광물 또는 점토)이 포함됩니다. 이 중 34가지(87%)는 현지 주민들이 약용으로도 사용하는 자원이었습니다. 특히 25가지 자원은 "코끼리를 위한 약"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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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관찰된 약용 식물 및 광물 섭취를 Mode 1-5로 분류했습니다. Mode 1-3는 자원이 단순히 코끼리와 연관되어 있거나, 의학적 용도로 여겨지지만 동물의 상태에 대한 구체적 근거가 없는 경우이고 Mode 4는 병든 동물로 보이는 개체가 특히 영양가가 높거나 맛이 좋은 것이 아닌 특정 자원을 의도적으로 섭취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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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 4에 해당하는 8종 식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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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e arborescens (나무알로에) 새끼 코끼리의 식욕 자극

Bersama abyssinica 어미가 우유와 혼합하여 새끼에게 투여 ("면역화"로 기술)

Coleus barbatus 어미가 우유와 혼합하여 새끼에게 투여

Dombeya burgessiae 소화 촉진, 배변 연화

Dombeya rotundifolia 소화 촉진, 배변 연화

Dombeya torrida subsp. torrida 소화 촉진, 배변 연화

Ficus natalensis (남아프리카 무화과) 어미가 우유와 혼합하여 새끼에게 투여

Kuloa usambarensis 현저한 질병 징후(무기력, 움직임 감소)를 보이는 코끼리가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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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흥미롭게도 여러 응답자가 코끼리가 장거리를 이동하면서 중간에 먹이를 먹지 않고, 오직 특정 나무의 껍질이나 잎을 섭취하기 위해 직접 그 나무로 향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섭식이 아닌 표적화된 의도적 행동임을 강력히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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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연구에서 가장 놀라운 발견은 어미의 자식 돌봄입니다. 지역 전문가들은 어미 코끼리가 새끼에게 5가지 식물을 직접 투여하는 모습을 보고했는데, 이 중 4개가 가장 강력한 Mode 4 범주에 속했습니다.

구체적으로으로 Coleus barbatus, Ficus natalensis, Bersama abyssinica를 모유와 혼합하여 새끼에게 먹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정확한 의학적/면역적 효능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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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마운트 엘곤 코끼리의 잘 알려진 "소금 채굴" 행동도 평가되었습니다. 모든 응답자가 코끼리가 동굴에서 점토와 미네랄이 풍부한 바위를 섭취한다고 확인했습니다. 이는 코끼리가 흙과 점토를 먹는 것이 (1) 미네랄 획득, (2) 소화계 보호의 이중 기능을 지닌 것으로 보이지만, 의학적 목적은 확실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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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아프리카 코끼리의 자기치료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 문서화라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그러나 방법론적으로, 이 연구는 증언 기반(evidence-based ethnobotanical study) 으로, 실험적 검증이 없는 한 "가능성(putative)" 수준에서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과성을 입증하긴 힘들지만, 가능성을 광범위한 관찰 증거로 보여준 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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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코끼리가 아플 때 먹는 식물 가운데 인간에게 도움을 줄 신약 후보 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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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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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ien Schultz et al, African elephants putatively self-medicate with medicinal plants in the Mount Elgon region, Kenya, Scientific Reports (2026). DOI: 10.1038/s41598-026-536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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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information: Scientific Re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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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hys.org/news/2026-09-african-elephants-medicinal-medication-documente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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