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유럽 최초의 메가랍토르 화석 발견


 (약 1억 2천만 년 전 초기 백악기, 영국 와이트 섬의 생태계에서 살았던 새로운 수각류 공룡 인빅티벨라트릭스 앰버리나 (이미지 중앙) 의 모습을 묘사한 삽화입니다 . 이 공룡은 계절에 따라 습윤과 건조가 반복되는 범람원 환경에 살았으며, 주변에는 긴 목을 가진 대형 레바키사우루스과 용각류( 인빅티벨라트릭스 바로 뒤, 중앙)와 이구아노돈 의 친척 (오른쪽)을 비롯한 다른 공룡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당시 최상위 포식자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스피노사우루스과 수각류가 물고기를 잡고 있는 모습(왼쪽)도 보입니다. 인빅티 벨라트릭스는 방금 작은 포유류 두 마리를 잡아먹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꽃식물(속씨식물)이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겉씨식물이 환경을 지배했습니다. 현대 도마뱀, 악어, 거북이의 친척을 포함한 다른 파충류들도 따뜻한 초기 백악기 영국 날씨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미지 제공: 세르게이 크라소프스키, 페드로 살라스))

​

​

영국 와이트 섬 (Isle of Wight)은 강화도보다 작은 남부 해안의 섬으로 수많은 공룡 화석이 발견된 장소이기도 합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 연구팀은 와이트 섬에서 발견된 화석을 통해 새로운 메가랍토르 (Megaraptor) 공룡 종을 발견했습니다.

​

메가랍토라류 (Megaraptorans)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포함한 티라노사우루스류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지만, 머리가 가늘고 턱 대신 큰 팔과 거대한 굽은 발톱으로 먹이를 공격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거대한 턱으로 먹이를 처리하면서 앞다리가 기이하게 작아진 티라노사우루스와 반대로 앞다리와 긴 발톱을 키운 사례입니다.

​

일부 메가랍토르는 티라노사우루스처럼 거대한 크기로 자란 종도 있지만, 이번에 새로 발견된 종은 메가랍토르 중에서 가장 작고 가장 오래된 종 중 하나로, 약 1억 2천만 년 전 초기 백악기 시대에 영국에서 살았습니다.

​

이 공룡은 인빅티벨라트릭스 앰버리나(Invictibellatrix amberina)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인빅티벨라트릭스는 "정복되지 않은 암컷 전사"를 의미하며, 거대한 최상위 포식자로서 메가랩터류의 미래 역할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그런데 사실 인빅티벨라트릭스 화석 자체는 오래전 수집된 것입니다. 이 화석은 두개골 뒷부분의 일부로 1924년 런던 자연사 박물관에서 입수했지만, 지금까지 연구 대상으로는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카시우스 모리슨 박사(Dr. Cassius Morrison,​​ UCL 지구과학과)는 가장 가까운 친척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인빅티벨라트릭스는 길이가 3~4미터, 키가 1.5미터를 조금 넘는, 사람과 비슷한 크기였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아마도 깃털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발톱은 10~20cm 정도였을 것입니다. 작은 공룡, 도마뱀, 포유류를 잡아먹었을 것이며, 먹이사슬에서 오늘날 하이에나와 비슷한 위치로 추정됩니다.

​

만약 인간이 공룡 시대로 돌아간다면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인빅티벨라트릭스가 더 위협적인 공룡일 것입니다. 인빅티벨라트릭스는 몸무게가 인간의 3배 정도로 완벽한 크기의 먹잇감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티라노사우루스는 굳에 인간을 쫓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이번 발견의 가장 중요한 기여는 메가랍토르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아시아에서 기원하여 유럽을 거쳐 곤드와나 대륙 남부(현재의 아프리카, 남미, 남극 포함) 전역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이론은 핵심적인 화석 증거가 부족했습니다. 유럽에서 메가랩토란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인빅티벨라트릭스는 유럽의 첫 메가랍토르로 이들이 유럽에도 존재했고 당시 유럽을 통해 곤드와나 대륙에 도달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 공룡의 진화 계통도, 지리 및 기후를 기반으로 수학적 모델링을 사용하여 메가랍토르가 전 세계로 퍼져나간 양상을 조사했습니다.

​

연구팀에 따르면 메가랍토르가 초기 백악기(즉, 인빅티벨라트릭스 시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했지만, 수천만 년 후 후기 백악기에는 로라시아 대륙(현대 유럽 포함)과 같은 거대한 북부 대륙에서 멸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습니다.

​

하지만 이후 남쪽 곤드와나 대륙 전역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되었으며, 최대 35cm 길이의 발톱을 가진 거대한 크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연구는 메가랩터가 북부 지역에서 멸종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이는 기후나 환경의 변화, 또는 다른 티라노사우루스류와 같은 경쟁 포식자의 존재 때문이었을 수 있습니다.

​

인빅티벨라트릭스 화석은 원래 아마추어 고생물학자인 레지널드 월터 툴리가 와이트 섬 남서쪽 해안 절벽 아래에서 발견했습니다. 이 화석은 툴리가 발견한 1,000점 이상의 표본 중 하나였으며, 그의 사후에 런던 자연사 박물관이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연구는 박물관에서 잠자고 있는 수많은 표본들을 다시 분석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

​

참고

​

​

https://phys.org/news/2026-10-isle-wight-fossil-europe-clawed.html

​

A new megaraptoran dinosaur from the Lower Cretaceous Wessex Formation, UK, and its implications for theropod evolution and biogeography, Royal Society Open Science (2026). DOI: 10.1098/rsos.260937. doi.org/10.1098/rsos.26093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