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미토콘드리아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태우는 새로운 비만 치료제 후보



 (Transmembrane proton transport and mitochondrial uncoupling by classical protonophores and arylurea substituted fatty acids. Credit: Chemical Science (2026). DOI: 10.1039/d5sc06530e)

​

​

위고비 (세마글루타이드) 같은 새로운 비만 치료제의 등장으로 비만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렸긴 했지만, 여전히 비만은 심각한 보건 문제입니다. 위고비 같은 신약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

기본적으로 위고비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뇌의 식욕 중추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높이고 배고픔을 줄이며,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식사량을 감소시키고 혈당을 조절하는 다중 기전을 통해 체중 감량 효과를 유도하는 비만 치료제입니다. 이는 체내 자연 호르몬인 GLP-1과 유사하게 작용하지만, 훨씬 더 길게 체내에서 지속되어 효과가 지속되도록 개발됐습니다.

​

하지만 효능을 반대로 말하면 부작용이 될 수 있습니다. 뇌의 중추에 작용해 배고픔을 줄이지만, 무기력증과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위 배출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복통, 복부 팽만감 등 소화기계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물지만 췌장염, 신부전, 담석증을 일으킵니다. 또 근육 감소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끊었을 경우 요요 현상이 나타나면서 근육은 줄고 지방만 늘어나 더 나쁜 형태의 비만으로 진행할 우려가 있습니다.

​

시드니 공대의 트리스탄 라울링 교수 (Associate Professor Tristan Rawling from the 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UTS))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 생산을 높여 체중을 줄이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를 연구했습니다.

​

. 미토콘드리아의 세포의 발전소 같은 역할을 하는 세포 소기관으로 에너지 대사를 통해 산소를 소비하고 ATP처럼 세포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생산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열 에너지로 바뀌는데, 이렇게 열을 더 많이 소모하도록 만드는 약물이 미토콘드리아 언커플러(mitochondrial uncouplers)입니다.

​

놀랍게도 미토콘드리아 계열 약물은 생각보다 이른 1930년대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탄약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DNP(2,4-Dinitrophenol)라는 물질에 노출된 후 체중이 감소하는 것이 관찰되면서 DNP가 체중 조절 약물로 등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DNP는 치료 용량과 치명적인 용량의 차이가 매우 적어 상당히 위험한 약물이었고 결국 사망하는 환자들이 나오면서 금방 중단됐습니다.

​

연구팀은 DNP보다 약하게 미토콘드리아를 조절하는 약한 미토콘드리아 언커플러 (mild mitochondrial uncouplers)를 개발하기 위해 아릴우레아 치환 지방산(arylurea substituted fatty acids)을 활용한 새로운 분자를 설계했습니다. 실험실 연구에서 이 새로운 약물은 미토콘드리아의 열 생산을 늘리면서도 치명적인 수준까지 기능을 방해하지 않았고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를 약건 더 일하게 하는 방식으로 운동량을 늘리지 않고도 에너지 소모를 늘리고 산화 스트레스도 감소시켜 비만·대사질환 외에도 노화, 신경질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위고비 같은 GLP-1 계열 약물을 부작용으로 오래 복용하기 힘든 경우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

다만 아직은 초기 연구 단계라 운동량을 늘리지 않고도 열량 소모를 더 늘릴 수 있는 신약 개발을 장담하긴 이른 상태입니다. 또 위고비 같은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더라도 이 약물 역시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약물 부작용 없이, 그리고 치료비에 대한 부담 없이 건강하게 체중을 관리하는 방법은 먹는 것을 좀 줄이고 운동을 좀 늘리는 것입니다. 결국 생활 습관 교정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약물은 보조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

​

참고

​

​

https://phys.org/news/2025-12-scientists-boost-mitochondria-calories.html

​

Ethan Pacchini et al, The role of transmembrane proton transport rates in mild mitochondrial uncoupling by arylamide substituted fatty acids, Chemical Science (2026). DOI: 10.1039/d5sc06530e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