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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주의 식욕을 돋구는 기생 곰팡이



 (Credit: Current Biology (2025). DOI: 10.1016/j.cub.2025.06.002)

몇몇 곰팡이들은 살아 있는 곤충에 감염된 후 숙주의 행동을 조절해서 자신의 증식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종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좀비 개미를 만드는 곰팡이로 숙주가 높은 곳에 매달리게 만들어 포자를 높은 곳에서 퍼트립니다. 중국 과학원의 분자 식물과학 센터(Center for Excellence in Molecular Plant Sciences of the Chinese Academy of Sciences)의 과학자들은 누에나방에 감염되는 곰팡이인 번데기 동충하초 (cordyceps militaris)의 숙주 조절 능력을 연구했습니다.

번데기 동충하초는 누에 나방 애벌레에 감염되는데, 바로 증식해서 숙주를 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숙주의 식욕을 촉진해 더 많이 먹게 만듭니다. 그 결과 더 통통하고 큰 애벌레가 생기는데, 마치 더 건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더 살찐 숙주를 먹기 위한 전략입니다. 숙주가 더 큰 번데기를 만들면 곰팡이는 그제서야 본색을 드러내고 숙주에서 증식해 더 큰 균사체를 만듭니다.

연구팀은 그 기전을 연구하기 위해 누에나방 애벌레에 이 곰팡이를 감염시킨 후 변화를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곰팡이는 HemaP라는 식욕 촉진 펩타이드를 생산하는 유전자를 자극해 식욕을 촉진할 뿐 아니라 애벌레의 몸속에 있는 주요 당성분인 트레할로스 (trehalose, 두 개의 포도당이 결합한 이당류로 곤충의 체액에서 가장 중요한 당류)를 분해하는 트레할라제 (trehalase)와 유사한 CmTreH1라는 효소를 분비해 트레할로스를 분해합니다.

이 과정은 모두 애벌레로 하여금 더 많은 영양분을 적극적으로 섭취하게 만들어 더 통통한 애벌레와 번데기를 만들도록 자극합니다. 연구팀은 CmTreH1이 사실 숙주의 유전자를 가로채 만든 것으로 결국 혈당을 떨어뜨려 더 먹게 만드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숙주의 행동을 조절해 언뜻 보기엔 잘 먹고 잘 크는 것 같지만, 사실은 더 통통한 숙주를 만드는 과정을 만약 사람에게 대입하면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이 따로 없습니다. 마치 에일리언 1편에서 에일리언에 감염된 후 왕성한 식욕을 보였던 첫 희생자가 연상되는 장면입니다. ㄷㄷㄷ

참고

https://phys.org/news/2025-07-fungus-caterpillars-favor-fruiting.html

Peiqing Zhao et al, Fungal pathogen promotes caterpillar feeding and weight gain using a host-like trehalase, Current Biology (2025). DOI: 10.1016/j.cub.2025.0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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