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돌려서 만드는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Rahman holds the bioplastic, made of bacterial cellulose, that could replace plastic. Credit: University of Houston)





(Biosynthesis, characterization and performance evaluation of bacterial cellulose-hexagonal boron nitride (BCBN) hybrid nanosheets. Credit: Nature Communications (2025). DOI: 10.1038/s41467-025-60242-1)

플라스틱 쓰레기는 21세기 인류와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매년 점점 더 사용량과 폐기량이 늘어나면서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지구의 거의 모든 생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매일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쉽게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플라스틱의 필요성 역시 부인할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과학자들은 플라스틱의 대체 물질을 찾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주목 받고 있는 물질이 식물 세포벽의 주요 성분인 셀룰로오스 (Cellulose)입니다. 셀룰로오스는 자연에 매우 흔한 폴리머일 뿐 아니라 자연계에서 쉽게 분해되어 사라집니다. 인간을 포함한 다른 생물들이 이를 섭취하더라도 건강에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식이섬유의 주 성분으로 건강에 유익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셀룰로오스를 이용해 일부 플라스틱의 대체품을 만드려는 시도는 이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셀룰로오스를 플라스틱 대체품을 개발하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종이 빨대도 주 성분이 셀룰로오스이지만, 제품의 품질 면에서 플라스틱 빨대와 비교해 실망스러운 수준이고 이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야 한다는 모순이 있어 과연 친환경 제품인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입니다.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대안은 바로 박테리아를 이용한 셀룰로오스 생산입니다. 박테리아는 열매나 다른 부분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더 효과적으로 셀룰로오스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박테리아가 생산한 단순한 셀룰로오스 덩어리로 플라스틱처럼 다양하게 가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PET처럼 투명한 병을 만들거나 필름처럼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휴스턴 대학의 막수드 라흐만 교수 (University of Houston assistant professor of mechanical and aerospace engineering, Maksud Rahman) 연구팀은 독특한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박테리아 배양을 원통 속에서 돌리면서 하는 것입니다. (사진 참조) 그 결과 비닐처럼 얇고 튼튼하면서 속이 어느 정도 비춰 보이는 셀룰로오스 필름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여기에 기계적 강도를 높이기 위해 질화 붕소 (boron nitride)를 혼합해 셀룰로오스 질화 붕소 하이브리드 나노시트 (cellulose-boron nitride hybrid nanosheets)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이 소재의 인장강도 (tensile strength)은 533MPa에 달해 기존의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성질을 지니고 생분해성을 지닌다고 해도 가격이 맞지 않으면 상용화는 어려울 것입니다. 플라스틱의 가장 큰 장점이 저렴함이기 때문입니다. 박테리아 셀룰로오스 소재가 대량 생산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앞으로 연구 결과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7-plastic-bacteria-cellulose.html

M.A.S.R. Saadi et al, Flow-induced 2D nanomaterials intercalated aligned bacterial cellulose, Nature Communications (2025). DOI: 10.1038/s41467-025-60242-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