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083 - 달 표면에 100m 급 망원경을 만든다? Ultimately Large Telescope 구상



 (Ultimately Large Telescope. Credit: University of Texas McDonald Observatory)



  천문학의 발전은 망원경의 발전과 함께 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더 강력한 망원경이 있어야 더 멀리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이를 통해서 천문학과 물리학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미 강력한 망원경이 우주와 지상에서 활약하고 있고 현재 계속해서 새로운 망원경이 건설 중이거나 발사 예정이지만, 천문학자들은 끊임없이 더 강력한 차세대 망원경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세대 거대 망원경 중 하나가 달 표면에 건설하는 초대형 망원경입니다. 텍사스 대학의 과학자들이 궁극적 거대 망원경 (Ultimately Large Telescope)이라고 명명한 이 초거대 망원경은 사실 2008년 애리조나 대학의 과학자들이 나사에 제안했던 달 액체 거울 망원경 Lunar Liquid-Mirror Telescope (LLMT) 프로젝트와 유사한 프로젝트입니다. 



 액체 망원경 (Liquid-Mirror)은 유리에 코팅된 금속이 아니라 액체 상태의 금속을 접시 같은 주경에서 회시켜 거울처럼 만드는 방식으로 주로는 수은이 사용됩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거대한 거울을 달 표면에서 조립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망원경의 주경은 천천히 회전하는 판 위에 뿌린 수은 같은 액체 금속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천 같은 재질 위에 얇은 금속이 균질하게만 분포하면 됩니다. 이 작업은 공기가 없고 지구보다 중력이 약하지만, 그래도 중력이 존재하는 달 표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물론 그래도 지름 100m급 주경을 지닌 액체 망원경은 이제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엄청난 기술적 도전입니다. 하지만 텍사스 대학의 연구팀은 성공한다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도 불가능한 먼 과거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로 우주 최초의 별인 종족 III (Population III)를 직접 관측하는 것입니다. 



 종족 III 별은 은하가 채 생기기도 전에 우주에 맨 처음 생겨난 별로 태양 질량의 100배 이상의 거대한 별이었으며 금방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사라졌습니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이 별을 관측한 적이 없지만, 이론적 연구와 간접적인 증거를 통해 그 존재를 거의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이라면 반드시 실제 관측과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해야 합니다. 달 표면에 건설할 초대형 액체 망원경이라면 이를 검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 정도 크기 망원경이 있다면 천문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많을 것입니다. 



 과연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액체 우주 망원경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Anna T. P. Schauer et al, The Ultimately Large Telescope—what kind of facility do we need to detect Population III stars? Astrophysics of Galaxies arXiv:2007.02946v2 , arxiv.org/abs/2007.02946


https://phys.org/news/2020-11-texas-astronomers-revive-idea-ultimately.htm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