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불임 모기를 살포하는 드론


(Credit: N. Culbert/IAEA.)



 최근 상용 드론의 성능이 매우 좋아지면서 레저용은 물론 농업, 영상 및 사진 촬영, 연구, 군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레미 부이어 (Jeremy Bouyer)가 이끄는 다국적 연구팀 (Joint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FAO)/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 Insect Pest Control Laboratory in Vienna, WeRobotics and Biofábrica Moscamed Brasil)은 드론을 모기 방제 방법 중 하나인 멸균 곤충 기술 sterile insect technique (SIT)에 접목하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모기는 말라리아를 비롯해서 수많은 감염성 질환을 옮기는 곤충으로 연간 100만명이 이로 인해 생명을 잃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코로나 19로 지금까지 죽은 사람이 60만명을 넘어선 것을 생각하면 모기로 인한 피해가 절대 만만치 않은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피해는 모기가 창궐하고 모기에 대한 제대로된 보호 수단을 갖추지 못한 가난한 나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상대적으로 파급 효과가 적게 느껴질 뿐입니다. 



 결국 모기 매개 전염병 유행 지역에서 효과적인 질병 조절을 위해서는 모기 개체수 조절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모기 서식지를 파괴하거나 혹은 살충제를 사용했지만,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처럼 득보다 실이 더 많았습니다. 환경은 환경대로 파괴하면서 모기가 내성을 지녀 결국 별 효과가 없었던 것입니다. 



 불임 수컷 모기를 환경에 대량으로 풀어 수정되지 않은 모기알을 대량으로 낳게 하는 SIT는 더 현명한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많은 모기를 키운 다음 수컷만 불임 시술을 해야 하는 만큼 비용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능하면 수컷 모기가 암컷 모기를 만나기 쉬운 장소, 인구 밀도가 높은 장소에 모기를 풀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드론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드론으로 수컷 모기를 투하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핵심은 살아 있는 수컷 모기를 안전하게 높은 밀도로 보관했다가 방출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특수 용기는 섭씨 8-12도 정도의 약간 낮은 온도로 모기가 잘 움직이지 않게 반냉장 보관한 후 이를 조금씩 방출합니다. 특수 보관용기 덕분에 드론 한 대가 최대 5만 마리의 수컷 모기를 수송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브라질에서 이 모기 투하 드론의 효과를 검증할 예정입니다. 만약 효과가 있으면 더 작은 소형 드론으로도 투하가 가능한 모기 살포용 드론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물론 모기 살포 전용 드론이 아니라 일반 상용 드론에 특수 모기 살포 장치를 탑재한 것이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상용 드론에 탑재가 가능합니다.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검증이 필요하지만, 가능하면 모기를 넓은 지역 그리고 사람이 닿을 수 있는 지역에 집중 살포해야 하는 만큼 드론이 가장 비용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드론으로 인명을 구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techxplore.com/news/2020-07-drones-disease-spreading-mosquito-populations.html


J. Bouyer et al. Field performance of sterile male mosquitoes released from an uncrewed aerial vehicle, Science Robotics (2020). DOI: 10.1126/scirobotics.aba6251


Perspective-summary : robotics.sciencemag.org/content/5/43/eabc764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