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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0일 금요일

머리를 문으로 사용하는 거북 개미의 진화


(Turtle ant soldiers defend the entrance of their nests with elaborate armors: their heads. Credit: Scott Powell,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거북 개미 (Turtle ant)는 이름과 달리 사실 거북이와 닮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면에서 거북이와 비슷합니다. 거북이가 단단한 등껍질에 숨는 것처럼 이 개미는 단단한 머리로 입구를 막아 천적의 침입을 막습니다. 이를 위해 거북 개미의 병정 개미들은 다른 병정 개미와 달리 턱이 아니라 머리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이 개미는 스스로 굴을 파는 대신 다른 곤충이 파놓은 나무 구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개미가 구멍에 맞게 진화해 작은 구멍을 막는 맨홀 뚜껑처럼 생긴 동그란 머리를 지닌 거북 개미나 혹은 여러 개의 개미가 스파르타 중장보병처럼 방패를 덧대는 방식으로 사각형의 머리를 지닌 거북 개미 등 여러 형태의 거북 개미가 존재합니다. 


 조지 워싱턴 대학의 스콧 파웰 (Scott Powell, a biologist at George Washington University)이 이끄는 연구팀은 89종의 거북 개미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이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거북 개미가 머리를 특화시키는 방향으로만 진화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거북 개미의 공통 조상은 4500만년 전 등장했으며 아마도 특화된 머리를 지닌 병정개미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형태의 머리를 지닌 거북 개미로 분화했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특화된 방향으로만 진화한 것이 아니라 다시 일반적인 형태의 머리로 돌아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진화에는 방향성이 없고 단지 생존에 최적화한 방향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제 책인 포식자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초기 사지류 역시 육지 상륙을 한 이후 다시 물로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고생대에 등장한 양서류 가운데는 아예 팔다리가 퇴화해 다시 물고기 같은 형태로 진화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진화에서 종종 보이는 방향성은 단지 그쪽이 생존에 유리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며 환경이 바뀌면 얼마든지 반대 방향으로도 이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튼 신기한 개미가 또 있다는 사실을 추가로 알 수 있었던 연구입니다. 


 참고 


 Scott Powell el al., "Trait evolution is reversible, repeatable, and decoupled in the soldier caste of turtle ants," PNAS (2020). www.pnas.org/cgi/doi/10.1073/pnas.19137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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