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se spray device. Credit: Leyden Laboratories B.V.)
비강백신(nasal spray vaccine)은 주사 대신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의 백신으로, 호흡기 감염병의 주요 침입 경로인 점막에서 직접 면역 반응(점막면역)을 유도하여 방어 효과가 뛰어납니다. 대표적인 예로 인플루엔자 생백신인 '플루미스트'가 있으며, 통증이 없고 접근성이 높아 접종률 확대에 유리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플루미스트 역시 인플루엔자 백신이 한계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인플루엔자 A와 B 모두 항원을 자주 바꿔서 인체의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백신에 사용한 균주가 유행하는 균주와 다른 경우 면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결국 감염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경우라도 인플루엔자의 공통 항원에 대한 면역은 있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거나 중증 감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0만~60만 명이 인플루엔자 관련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합니다. 따라서 면역이 떨어져 있는 만성 질환자나 65세 이상 노인에서 매년 백신 접종이 권장됩니다.
과학자들은 아직 완전하지 못한 백신 예방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비강 스프레이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레이덴 연구소의 과학자들과 협력 연구팀은 존슨 앤 존슨이 개발한 CR9114라는 항체를 이용한 비강 스프레이을 테스트했습니다. 특정 독감 바이러스 균주만 인식할 수 있는 기존 백신과 달리, CR9114는 거의 모든 유형의 A형 및 B형 독감 바이러스를 인식하고 차단하는 범용 항체입니다. 그리고 백신과 달리 항원이 아니라 항체를 직접 코에 뿌리는 방식으로 독감을 막습니다. 따라서 항체가 잘 생성되지 않는 면역 저하자나 노인에서도 높은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쥐 와 마카크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동물 실험에서 해당 스프레이가 감염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할 수 있고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한 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1상 임상 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약물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1상 임상에는 18세에서 55세 사이의 143명이 참가했습니다.
1상 연구에서는 하루 1-2회, 2주에 걸친 비강 스프레이를 코에 뿌렸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항체가 코에 얼마나 남아 있느냐는 부분입니다.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 모두 코를 통해 호흡기 점막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코에 항체를 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긴 하나 콧물에 의해 계속 씻겨져 나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연구 결과 항체의 반감기는 3시간 정도로 하루 두 번 뿌리는 것이 최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며 주사제로 주는 것보다 비강 스프레이가 4600배나 높은 농도로 코에 항체를 유지했습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높은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실 백신이 효과가 없는 이유 중 하나는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두 비강 스프레이를 뿌려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위험군인 경우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비강 항체 스프레이가 기존 백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취약한 환자들을 더 잘 보호할 수 있을지 앞으로 2-3상 임상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6-02-nasal-spray-flu-trial-results.html#google_vignette
Anna L. Beukenhorst et al, Phase 1 and preclinical studies reveal safety, pharmacokinetics, and efficacy of intranasal delivery of the influenza antibody CR9114,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2026). DOI: 10.1126/scitranslmed.adz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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